장기간 노사분규를 겪고 있는 회사의 노조원 4분의 1 가량이 우울증상을 보이는 등 정신적 스트레스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는 3M, 포스코 사내하청, 보워터코리아 등 2~5년간 노사갈등을 겪고 있는 회사의 노조원 215명을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22.3%인 49명이 우울증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2일 밝혔다.
일상적으로 불안감을 느끼느냐는 질문에 31명(14.5%)이 ‘그렇다’고 답해 불안장애가 의심됐다. 매우 극심한 불안상태를 느끼고 있다는 응답자가 4.7%, 심한 불안상태를 느낀다는 응답자가 5.6%였다. 자살위험도에 관한 조사에서는 24.7%인 53명이 상담과 면담 등을 통해 집중 관리하지 않으면 자살 가능성이 높은 자살위험군으로 분석됐다. 이들은 ‘유서를 써봤느냐’’자살할 방법을 생각해봤느냐’등의 질문에 ‘그렇다’고 응답했다.
대상자 중 79.1%가 노조활동과 관련해 회사로부터 불이익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는데, 회사관리자로부터 심리적 압박을 당한 경우가 69.8%, 비조합원 동료로부터 심리적 압박을 경험한 경우가 35.3%였다. 노조활동 때문에 부부(또는 연인)관계가 나빠진 경우는 30.6%였으며 직장상사와의 관계가 악화된 경우는 82.3%, 탈퇴한 조합원 동료와 관계가 나빠진 경우는 89.8%였다.
이철갑 조선대 산업의학과 교수는 “우울증 비율이나 자살위험성의 관점에서 장기분규 사업장 노조원들은 일반인들보다 1.5~2배 가량 위험하다”며 “증상이 심각한데도 회사로부터의 불이익을 우려해 이들 중 상당수가 병원을 찾지 않고 있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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