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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점검/ 상주 병성천 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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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점검/ 상주 병성천 르포

입력
2011.06.21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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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침식으로 제방 유실될라" 장마철 맞은 낙동강 초긴장

23일 오후 1시 역행침식(강 본류의 과도한 준설로 바닥이 낮아져 지천에 침식이 일어나는 현상) 흔적이 뚜렷한 경북 상주시 낙동강 33공구 상주보 아래 병성천 합류지점. 이 공구를 맡고 있는 H사 인부 30여명이 준설 전보다 4m나 낮아진 강바닥과 연결된 병성천 끝 지점에서 200m 상류 쪽에 돌망태로 하상(河床ㆍ강바닥) 보호공 설치 작업을 벌이고 있었다.

4월말 내린 폭우에 쓸려 내려간 제방을 보강하고 물 흐름 감속장치를 설치하는 것이었다. 돌망태와 모래가마 등이 어지럽게 널려있는 이곳에 역행침식이 심해질 경우 제방과 맞닿은 상주시 공영화장장의 안전을 위협할 우려가 높았다. 경북대 토목공학과 이영재(56) 교수는 "낙차가 심한 강바닥으로 유입되는 하천수는 소방호스로 물을 뿌리는 것처럼 파괴력이 높아 돌망태로 하상보호공을 만드는 것은 임시방편에 불과하다"고 진단했다.

사업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4대강이 장마철을 맞아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인위적으로 파낸 강 바닥과 연결 지천 간 높이가 급격히 변해 홍수 시 빗물과 토사의 충격을 이겨낼지가 가장 큰 걱정거리다. 특히 준설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아 전국 16개 보에 물을 채울 수 없는 탓에 강물의 속도를 제어할 수 없다는 점이 문제다.

병성천과 수직으로 만나는 낙동강 본류 300~400m 위쪽에 상주보가 있고, 그 중간 지점에는 11만 상주시민의 생활용수를 뽑아 올리는 취수장 취수구가 있다. 가물막이를 설치한 채 모터로 취수하는 이 곳은 한 달여 전 폭우에 쓸려 내려가 복구작업에 진땀을 흘린 곳이기도 하다. 역행침식 현상마저 두드러지고 있는 이곳은 낙동강 구간 중 장마철 안전에 가장 취약한 곳이기도 하다.

경북도 발주 구간인 구미시 해평면 낙동강에는 강 인근에 2만2,000볼트 특고압 전주가 여전히 남아있어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었다. 강 중간에 있던 전주는 한국일보 보도(3월 9일자) 직후 철거됐다.

의성군 단밀면 낙단보 제2마애불 발굴현장은 1차 발굴작업을 벌였던 불교문화재연구소와 경북도문화재연구소 등이 철수, 작업이 중단된 상태였다. 이곳은 도로와 작업구간이 맞물려있고 낭떠러지도 위태로워 보였다. 수방대책이 절실했다.

이미 벌거숭이로 바뀐 낙동강 제방과 둔치는 홍수와 굴삭작업, 제방 유실 등으로 재난의 우려를 높이고 있었다. 특히 구미지역 낙동강은 폭이 1㎞ 이상 되는 곳도 많아 제방 바깥 농지리모델링 지역의 토사가 함께 쓸려 들어올 경우 시뮬레이션으로는 알 수 없는 돌발상황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지적됐다.

이 교수는 "겉으로는 4대강 공사가 순조롭게 마무리 단계로 가는 것 같지만 강바닥을 완전히 비운 상태에서 홍수를 맞을 경우 어떤 상황이 닥칠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며 "제방과 둔치, 농지리모델링 지역 등 4대강 공사로 벌거숭이가 된 땅 면적이 골프장 1,000여개 규모나 되는 만큼 안전대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상주·구미= 글·사진 김용태기자 kr888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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