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오전 9시20분께 경남 창녕군 길곡면 낙동강 사업 18공구 함안보 공사현장 인근에서 수심측량 용역업체 직원 박모(38)씨가 물에 빠져 숨졌다. 박씨는 이날 공사현장에서 2㎞ 하류에 대기 중이던 수심측량팀과 합류하기 위해 혼자 고무보트를 타고 이동하다 보트가 뒤집히면서 물에 빠졌다.
15일에도 역시 함안보 인근 지역에서 준설 작업을 하던 굴착기가 강 쪽으로 쓰러지면서 굴착기 기사 최모(46)씨가 물에 빠져 숨졌고, 1일에는 덤프 트럭 운전사 박모(59)씨가, 지난달 23일에는 야간 작업 중이던 김모(58)씨가 목숨을 잃었다.
4대강 사업이 시작된 이후 크고 작은 인명 피해 및 침수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23일 4대강 사업본부에 따르면 2009년 8월20일 낙동강 구미 생태지구에서 첫 인명 피해가 발생한 이후 최근까지 4대강 사업 공사현장에서 발생한 인명 피해는 35건에 달한다. 사망자 20명, 부상자 16명이다.
지난달 12일에는 낙동강 대구 달성보 건설현장이 강물에 완전히 잠겼다. 사흘간 이 지역에 125㎜의 비가 내리면서 불어난 강물이 공사현장 가물막이를 넘어 순식간에 공사현장을 덮친 것이다. 달성보에서 20km 가량 상류에 있는 강정보도 가물막이가 물에 잠기고 임시제방 일부가 무너져 내렸다. 지난 1월에는 구미시 해평취수장 인근에서 가물막이가 무너져 중장비 8대가 침수되는 등 본격적인 우기를 맞아 주민 불안이 커지고 있다.
준설 공사로 인한 부작용도 발생하고 있다. 이달 초 경남 함안군 지역에서는 농업 용수가 끊기면서 모내기가 중단되는 일이 벌어졌다. 준설 작업이 진행되면서 낙동강 수심이 1.5m 가량 낮아졌고 양수관이 수면에 닿지 못해 인근 논 99만㎡에 강물을 퍼 올려주는 양수기가 멈춰 선 것이다. 농민 한모(66)씨는 "정부 차원에서 공사를 추진하는 것도 좋지만 이로 인한 주민 불안감과 피해는 해소해줘야 할 것 아니냐"며 "바싹 말라버린 농수로 만큼이나 농민들의 가슴도 새까맣게 타 들어간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강주형 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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