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ㆍ4 한나라당 전당대회에 출마한 남경필 의원은 21일 "국민이 정부 여당 말을 신뢰하지 않는 상황이 돼버렸다"며 "구체적인 민생정책을 통해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쇄신파 대표격으로 출마한 남 의원은 이날 한국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보수 정체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말은 야당 시절에 어울리는 얘기"라며 "집권 여당은 외연 확대를 해야 총선 승리와 정권 재창출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민주당은 대표, 원내대표, 사무총장 모두 경기도 출신"이라며 "한나라당도 선거를 제대로 치르려면 경기도 출신 지도자를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_7ㆍ4 전당대회에선 어떤 대표가 나와야 하나.
"지금 국민들이 여당 말을 들으려 하지 않는다. 당연히 신뢰도 하지 않는다. 국민이 믿을 수 있고 신뢰가 가는 대표가 돼야 한다."
_여권이 왜 신뢰를 잃었나.
"2007년 대선 때 한나라당은 '국민성공시대'를 열겠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 대기업과 부유층은 성공했을지 몰라도 국민은 아니다. 각종 국책사업을 뒤집으려는 과정 속에서 국민이 대통령과 여당 말을 신뢰하지 않는다."
_내년 총선과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신뢰 회복이 중요하단 뜻인가.
"국정기조를 바꿔야 한다. 말로만 서민정책이 아니라 구체성을 가진 민생정책을 제시해야 한다. 고물가 등록금 전세금 문제 등 생활고를 해결할 수 있는 정책으로 중심을 전환해야 한다."
_ 쇄신파 정책이 포퓰리즘적이고 좌클릭이라는 지적이 있다.
"보수 정체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분들이 그런 말을 하는데 동의하지 않는다. 서민 문제를 해결하자는 것이 어떻게 포퓰리즘인가. 국민이 있고 보수가 있지, 보수가 있고 국민이 있는 게 아니다."
_내년 총선 공천 원칙에 대한 견해는.
"상향식 공천에 기본적으로 찬성한다. 다만 투명한 방식으로 새로운 인물을 영입하는 길을 충분히 열어둬야 한다. 실력자에 의한 인위적 물갈이엔 반대다."
_대표가 되면 박근혜 전 대표와의 관계설정은.
"보완재다. 박 전 대표의 장점인 '신뢰'는 내년 선거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다. 박 전 대표의 단점이 수도권 젊은층에 대한 확장성 부족이다. 이를 내가 보완할 수 있다."
_오세훈 서울시장과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두고 각을 세우는데.
"대표가 되면 제일 급한 것이 주민투표를 막는 것이다. 이는 시한폭탄이다. 자칫 오 시장이 물러나는 상황이 오면 여당에겐 재앙이다.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대선 전에 실시된다면 야권에게 기회만 준다. 국민들도 갈등 정치는 피곤하다. 여야가 양보해 타협안을 내놓아야 한다."
_4선 중진인데 아직도 '소장파'라는 말을 듣는다.
"10년 동안 야당과 비주류를 해왔다. 당의 변화와 개혁을 계속 얘기했지만 실질적 힘을 갖지 못했다. 장독대 안에 10년쯤 묵혀놨던 장아찌를 꺼내서 국민들 밥상에 올려야 한다."
_소장파는 전당대회에서 여러 번 실패했다.
"이번에도 구태적인 계파 선거 흐름이 있다면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 그런 흐름이 나타나는 순간 역풍이 불 것이다."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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