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어난 테니스 실력과 함께 '노팬티 패션'으로 화제를 몰고 다니는 비너스 윌리엄스(31ㆍ랭킹30위ㆍ미국)가 '백색의 테니스제전' 윔블던에서도 끼를 감추지 못하고 폭발했다.
비너스는 21일(한국시간) 오전에 열린 윔블던 테니스 여자단식 1회전에서 예의 튀는 복장으로 코트에 등장, 관중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았다. 올해로 125회째를 맞은 윔블던은 4대 그랜드슬램 대회 중 가장 보수적인 대회로 꼽힌다. 유니폼과 신발은 물론 액세서리까지 오직 흰색만을 사용하도록 규정할 정도다.
비너스는 윔블던 챔피언에만 다섯차례 오른 여제다. 하지만 테니스 실력 못지않게 디자인에도 일가견을 보여 자신이 직접 유니폼을 만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가 이날 입은 의상은 상의와 짧은 반바지가 함께 붙어 있는 점프 수트(jumpsuit) 패션. 윔블던 전통에 따라 흰색 천을 사용했으나 바탕에는 꽃무늬 레이스를 장식해 질감을 두드러지게 했다. 특히 목 부분을 알파벳 'V'자 모양으로 깊게 파 강한 인상을 남겼다. 민소매 상의는 어깨에서부터 천이 주름지며 흘러내리도록 디자인했고 허리에는 가는 금색띠를 둘러 포인트를 뒀다. 하지만 뒷부분에는 삼각형 모양의 커팅을 넣어 등을 과감하게 노출시켰다.
비너스는 "등 허리 부분의 노출은 놀라움을 안겨주기 위한 것"이라며 "난 언제나 남다르고 재미있는 걸 시도한다"고 말했다.
비너스의 패션 논란은 1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0년 1월 호주오픈에서 그는 당시 자신의 피부색과 똑같은 색깔의 팬티를 입어 이른바 '노팬티 논란'을 불러 일으키며 구설수에 올랐다. 멀리서 보면 마치 치마 속에 아무것도 입지 않은 듯한 모습으로 비춰져 관중들을 경악케 했다. 따라서 비너스의 노팬티 패션은 경기보다 더한 관심을 끌었고 폭발적인 카메라 세례를 받았다. 비너스는 프랑스오픈과 올 1월 호주오픈에서도 이 같은 노팬티 컨셉을 이어갔다. 비너스는 "(노팬티 컨셉의) 경기복은 코트에서 나를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당당하게 말했다.
한편 비너스의 2회전 상대는 10세 연상인 일본의 다테 기미코 크롬(41ㆍ57위ㆍ일본). 1996년 이 대회 4강에 올랐던 다테는 무려 15년 만에 윔블던 단식 2회전에 올라 비너스의 패션논란과는 전혀 다른 차원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비너스의 요란한 패션감각과 다테의 노익장이 충돌할 때 무슨 일이 벌어질지 테니스 호사가들의 입 놀림이 바빠지고 있다. 이들은 이번이 첫 대결이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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