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의 차세대 간판 지동원(20ㆍ전남)이 진통 끝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선덜랜드 유니폼을 입게 됐다.
유종호 전남 사장은 21일 "선덜랜드 측으로부터 이적료 350만달러(약 37억 7,000만원) 정도에 지동원을 영입하겠다는 최종 제안을 받았고 이를 수락하기로 결정했다. 세부 사항의 조율이 마무리되면 이번 주내 이적을 공식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로써 지동원은 한국 선수 최연소로 EPL에 입성하는 8번째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지동원의 선덜랜드 이적설은 이달 초부터 흘러 나왔다. 전남은 유스팀(광양제철고)부터 애지중지 키워 온 지동원이 팀 간판으로 자리잡았지만 대승적인 차원에서 선덜랜드 이적을 허용한다는 내부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헐값 이적 논란'이 일고 후발 주자들이 가세하며 상황은 복잡해졌다.
지동원은 전남과 계약하며 '이적료 75만 달러 이상을 제시하는 유럽 팀으로 옮길 수 있다'는 바이아웃 조항을 삽입했다. 이에 따라 선덜랜드는 100만~130만 달러 정도의 비교적 저렴한 이적료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헐값 이적'논란이 일자 후발 주자들이 지동원 쟁탈전에 뛰어 들었다. 때 마침 지동원은 7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가나와의 대표팀 친선 경기(2-1)에서 선제 헤딩골을 터트리고 구자철(볼프스부르크)의 결승골 발판을 만드는 만점활약을 펼치며 유럽에서도 충분히 좋은 활약을 펼칠 수 있다는 점을 입증했다. PSV 에인트호벤(네덜란드)과 샬케04(독일)는 애초 선덜랜드가 제시한 금액보다 높은 이적료를 앞세워 전남 구단 설득에 나섰다. 다급해진 선덜랜드는 결국 전남과 지동원의 눈높이에 맞는 조건을 다시 제시했고 지동원 쟁탈전에서 마지막 승자가 됐다.
현재 올림픽 축구 대표팀(22세 이하)의 요르단 원정에 합류 중인 지동원은 25일 귀국, 26일 광양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리는 강원 FC와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1에서 국내 고별전을 치른 후 7월 초 출국, 선덜랜드 팀 훈련에 합류할 예정이다.
광양제철고 시절부터 특급 유망주로 이름을 날렸던 지동원은 대표팀에 발탁된 지 1년도 지나지 않아 EPL 진출의 꿈을 이루는 초특급 성장세를 보여왔다. 지동원은 지난해 8월 나이지리아전을 앞두고 처음 태극 마크를 달았지만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 1월 카타르에서 열린 2011 아시안컵 본선에서 대표팀의 붙박이 스트라이커로 기용돼 4골 2도움을 수확하며 유럽 스카우트들의 눈길을 사로잡았고 약관의 나이에 꿈의 무대인 EPL에 입성하는 기쁨을 누리게 됐다.
김두용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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