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연 10% 고수익을 장담하며 판매 중인 브라질 국채와 관련, 국내외에서 경보음이 잇따르고 있다. 액면 금리가 높고 비과세혜택 등 장점이 많은 게 사실이지만, 브라질 헤알화 가치의 급락 등으로 대량 환차손이 발생할 경우 큰 손실도 예상되기 때문이다.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이후 미래에셋ㆍ삼성ㆍ동양종금증권을 통해 브라질 채권이 7,000억원 이상 팔려 나갔다. 지난달 말부터 판매에 들어간 삼성증권은 이날 현재 2,000억원 넘는 자금을 모았고, 판매 기간이 조금 더 긴 미래에셋증권도 이날까지 2,700억원어치를 팔았다.
브라질채권이 인기가 있는 가장 큰 이유는 고금리와 비과세혜택이다. 브라질 국채의 기대수익률은 매입 시 내야 하는 금융거래세 6%를 내더라도 10%대를 넘어서고, 한국과 브라질 사이에 맺어진 조세협약으로 이자소득이 과세되지 않는다. 헤알화 가치가 지금보다 더 절상되면 환차익도 누릴 수 있다.
하지만 최근 2년간 브라질 경제가 가파르게 성장한 데 따른 후유증 조짐이 곳곳에서 포착돼 신중론도 나오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달 초 "브라질의 버블이 터지기 전에 파티를 끝내라"는 기사를 내보낸 데 이어 19일(현지시간)에도 "브라질의 가계부채가 폭발 국면에 이르렀다"고 경고했다. 신문은 중남미 신용평가기관을 인용해 "3개월 이상 연체율이 최근 급격히 높아져 6.1%에 달했다"면서 "연말에 8%에 도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브라질 소비자들은 가계 소득의 5분의1을 빚을 갚는 데 쓰고 있을 정도다.
브라질 채권투자의 위험성이 높아지자, 감독 당국도 예의 주시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일부 증권사 채권투자 홍보물을 아파트 단지에 뿌리고 있다는데, 이는 문제의 소지가 있다"며 "과열이나 불완전판매 등의 여부를 점검해 보겠다"고 말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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