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7억명을 잇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 대해 피로감(Facebook fatigue)을 호소하는 이용자가 늘고 있다고 CNN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페이스북 전문 통계 사이트인 인사이드페이스북에 따르면 4월말 1억5,520만명이던 미국 내 페이스북 가입자 수가 5월말엔 1억4,940만명으로 감소했다. 신규 가입자를 감안하면 600만명 이상이 탈퇴한 셈이다. 캐나다의 가입자 수도 같은 기간 1,660만 명에서 1,520만명으로 줄었다.
이처럼 페이스북 탈퇴가 잇따르는 것은 '페이스북 피로감'이 누적됐기 때문이라는 게 CNN의 분석이다. 한 대학생은 "친구들의 똑같은 이야길 매일 확인하는 것이 이젠 지겹다"고 말했다. 한 전문직 여성은 "잘 모르는 사람의 아이들 사진과 시시콜콜한 집안 이야기를 왜 보고 들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반문했다. 정보기술(IT) 매니저인 데이비드 콜은 "한물간 사람처럼 보이기 싫어서 페이스북에 가입했으나 온라인의 SNS가 결코 실생활의 대인 관계를 대체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은 뒤 계정을 삭제했다"고 털어놨다.
페이스북을 끊은 뒤 오히려 가족관계가 좋아진 경우도 있다. 한 중년 여성은 "결혼해 먼 곳에 사는 아이들이 페이스북 대신 직접 찾아오길 기대하며 탈퇴했다"며 "적어도 이젠 전화라도 하니 효과가 있었던 셈"이라고 밝혔다.
특히 페이스북에 띄운 사생활 정보가 누군가에 의해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데 다 최근 앤서니 위너 미 하원 의원의 경우처럼 무심코 한 행동이 스캔들로 번질 수 있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디아스포라, 링크드인, 애플시드 같은 대안 SNS도 경쟁자로 뜨고 있다.
구글에서 '삭제'(delete)를 영어로 입력하면 '페이스북 탈퇴'가 첫번째 결과로 뜨는 것은 열기가 한 풀 꺾였음을 반영한다는 게 CNN의 지적이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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