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열정은 프로! 클럽스포츠] <4> 경남테니스 여성연합회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열정은 프로! 클럽스포츠] <4> 경남테니스 여성연합회

입력
2011.06.21 11:24
0 0

매주 금요일 오전이면 창원시가 옷을 갈아입는다. 40~50대 주부들이 테니스 유니폼을 곱게 차려 입고 도심을 수놓기 때문이다. 오전 9시~12시까지 시립 테니스 코트엔 힘찬 함성소리와 함께 에너지가 흘러 넘친다.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테니스 명문클럽인 '경남테니스 여성연합회'(회장 이상숙)때문이다.

전체회원 2,000여명. 대회 출전 선수만 400~500명에 달한다. 평범한 동호인 스포츠클럽이라고 하기엔 예상 수준을 휠씬 뛰어넘는다. 각 가정의 안방마님 역할에 비춰보면 이들은 '베갯머리 송사'로 해당 지자체의 정책을 바꿔놓을 수 있을 정도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이쯤 되면 선거철에 뭉칫표를 보고 각종 단체에서 '흑심'을 품을 만 하다.

하지만 이들은 지난 19년간 오로지 테니스 외길을 걸었다. 그 흔한 이익단체로서 압력을 행사한 적도, 매머드급 클럽규모를 앞세워 군림한 적은 더 더욱 없다. 1992년 테니스가 좋아서 모인 순수 아마추어들의 초심이 시퍼렇게 살아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은 테니스를 '혼자서' 즐기는데 그치지 않았다. 아마추어 테니스인으로서 개인적인 건강한 삶을 이어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테니스대회 자원봉사자로서 솔선수범하는데 시간과 정성을 아끼지 않았다. 11대 회장을 맡고 있는 이상숙씨는 "선수들이 한 점 불편함을 느끼지 않을 정도로 편안하게 경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 클럽의 또 다른 임무"라고 강조했다.

대한테니스협회 전영대 부회장은 "올해 초 창원에서 열린 테니스 국가대항전인 데이비스컵대회는 이들의 헌신적인 자원봉사가 없었다면 대회운영 자체가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경남테니스 여성연합회의 라인 엄파이어(심판) 수준은 메이저 국제대회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데이비스컵 대회뿐 만 아니라 창원시가 주최하는 국제남자 퓨처스대회와 여자 챌린지 대회는 제1회 대회부터 이들의 손과 발을 빌려야 했다. 10년째 라인 엄파이어를 도맡아 보고 있는 이들은 경기장 안내는 물론 부상자 치료 등에까지 자원봉사의 양과 질을 큰 폭으로 업그레이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동호인 클럽이지만 테니스실력도 수준급이다. 창원시는 전국 최초로 설계된 계획 도시답게 아파트 단지마다 테니스 코트가 설치돼 있다. 이상숙 회장은 "창원시는 그야말로 테니스 천국이다. 집 대문만 나서면 테니스 코트가 '널려' 있기 때문에 회원들의 연습량이 상상을 초월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동호인대회지만 프로선수들 못지 않은 기량을 앞세워 매년 챔피언전을 개최해 올해로 34회 대회를 치렀다"며 "초창기에는 매년 봄(4월)과 가을(10월) 두 차례 동호인 챔피언대회를 개최했지만 최근 들어 각종 동호인대회 급증으로 년 1회(4월 둘째 주)로 규모를 줄였다"고 말했다. 김영숙 전무도"30대부터 환갑이 지난 60대까지 대회출전 선수 연령층이 다양하다는 것이 우리 동호회의 장점"이라며 "대회가 끝난 직후 인근 초등학교를 찾아 테니스 유망주 장학금도 지급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경남테니스 여성 연합회는 내년이면 출범 20주년을 맞이한다. 이에 따라 특별 이벤트로 남성 동호인 초청경기도 계획하고 있다. 문제는 경비다. 챔피언전땐 선수 1인당 출전료로 1만5,000원을 받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결국 26명의 임원진이 부담하는 특별회비에 기댈 수 밖에 없다.

이회장은 "대회운영 경험과 노하우는 이미 절정에 올랐지만 재정은 여전히 걸음마 수준"이라며 "시에서 일부 보조금이 나오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법에는 턱없이 못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창원=최형철기자 hcchoi@hk.co.kr

■ 테니스 동호인 200만명 추산… 축구에 이어 '랭킹 2위'

국내 테니스 동호인 규모는 전국적으로 200만명 전후로 추정된다. 300만명으로 추산되는 조기축구 동호인의 70%수준으로 덩치로는 '랭킹 2위'에 해당한다. 그래서 테니스 코트는 늘 만원이다. 한국 테니스의 국제대회 성적과는 상관없이 이들이 테니스에 쏟는 '충성도'는 매우 강하다. 따라서 테니스를 비인기 스포츠라고 '무시' 할 수 없다. 국제대회에서 국가 대표팀 성적이 신통치 않다고 외면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요원의 불길처럼 이형택 같은 톱스타가 탄생하면 어느 날 갑자기 확 살아날 수 있는 휘발성이 강한 종목이 바로 테니스다.

그러나 동호인으로 정식 등록한 경우는 대략 30만명 수준에 머물고 있다. 공식적인 동호인 단체는 한국테니스진흥협회(KATA)와 한국아마추어 테니스연합회(KATO), 국민생활체육테니스연합회, 시니어연맹(50~70세) 등 4곳이다. 이밖에 테니스 지도자 단체론 한국테니스 지도자협회(KPTA)와 한국테니스 지도자연맹(KTCF) 등 2곳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