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흉내 내는 코미디언 레기 브라운이 공화당 정치행사에 초청돼 유머를 선보이다 퇴장당했다. 공화당 예비 대선 주자까지 조롱대상으로 삼은 탓이다. 애초에 그를 섭외한 것이 문제지만 마이크를 끄고 내쫓은 서툰 대응에 공화당은 두 번 조롱거리가 됐다.
워싱턴포스트, BBC 등에 따르면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열린 2011 공화당 리더십 컨퍼런스에서 브라운은 최근 외설 추문으로 사임한 앤서니 위너 민주당 하원의원을 조롱할 때까지만 해도 박수와 웃음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그는 "미셸 오바마 대통령 부인은 흑인 역사의 달인 2월을 한달 내내 축하하지만 (흑백 혼혈인) 오바마는 반만 축하한다" "(공화당 대선 주자 중 하나인)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의 지지율이 위너 의원의 바지보다 더 빨리 사라지고 있다"며 민주당, 공화당을 가리지 않고 신랄한 풍자를 이어갔다. 현재 가장 유력한 공화당 대선주자인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주지사에 대해서는 일부다처제 관습이 있었던 모르몬교도인 점을 빗대 "롬니가 대통령이 되면 미국엔 영부인, 둘째 부인, 셋째 부인이 생긴다"고 말하기도 했다.
브루스 스프링스턴의 노래 '미국에서 태어나(Born in the USA)'에 맞춰 등장했던 그는 오바마 대통령의 출생지 논란을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는 극우파 티파티도 그냥 넘기지 않았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이 "티파티가 케냐라고 부르는" 하와이에서 태어났다고 운을 뗀 뒤 티파티 일원인 미셸 바크만 하원의원에 대한 개그를 시작하려다 마이크가 꺼지면서 행사 관계자에 의해 무대 밖으로 쫓겨났다. 미국 언론과 네티즌들은 공화당의 대응을 비꼬며 화제로 삼았다.
김희원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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