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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드베데프 "대통령 연임 원한다, 그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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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드베데프 "대통령 연임 원한다, 그러나…"

입력
2011.06.20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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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3월 치열한 대결을 벌일 것으로 기대됐던 러시아 드미트리 메드베데프(45) 대통령과 실세인 블라디미르 푸틴(58) 총리의 대선전은 성사되지 않을 전망이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 연임을 원하지만 푸틴 총리와 대선에서 경쟁하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누가 대선 후보가 될 것인지는 양측이 합의해서 결정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서로 치명적인 상처를 입힐 수도 있는 대선 경쟁을 피해 둘 중 한 사람만 선거에 출마하겠다는 것이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오랜 친구이자 정치적 동지인 푸틴과 나는 같은 정치세력을 대표한다"며 "양측 간 경쟁은 우리의 과제와 목표 달성에 해가 될 것"이라고 푸틴과의 맞대결을 피하는 이유를 말했다. 그는 내년 양측이 대선에서 경쟁하는 것을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묘사했다.

그러나 메드베데프는 끊임없이 푸틴과의 차별성을 부각시키며 연임 의욕을 강하게 드러냈다. 그는 시장에 대한 정부개입을 줄여야 한다며 스스로를 푸틴의 상징인 국가자본주의의 맹렬한 비판자라고 묘사했다. 메드베데프는 "몇몇 나라에서 시장경제와 제한된 정치적 경쟁체제가 다소 성공적으로 공존하는 나라가 있지만 러시아는 아니다"고 강조했다. 또 푸틴 중앙집권화의 산물로 2004년 폐지된 주지사 직선제도 부활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대통령 연임에 성공한다면 러시아의 경제 현대화에 필수적인 경쟁적 정치체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대통령직에 있는 사람은 출마하기를 원해도 결정을 내릴지 말지는 다른 문제"라며 복잡한 심경을 내비쳤다.

현재 모스크바에서 가장 유력한 설은 메드베데프가 물러나고 푸틴이 세 번째 대권을 잡게 될 것이라는 시나리오다. 푸틴 총리는 2000~2008년 대통령을 2번 잇따라 지낸 뒤 헌법의 연속 3선 금지조항에 걸려 대통령직에서 물러났다. 그는 측근인 메드베데프를 대통령으로 내세우고 자신은 권한을 강화한 실세 총리로 막후에서 러시아를 통치하고 있다. 내년부터 대통령 임기는 4년에서 6년으로 늘어난다.

또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나만큼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길 원하는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메드베데프는 "러시아와 미국의 관계 발전은 오바마 대통령의 노력 때문"이라며 "미국에는 러시아와의 긴장을 고조시켜 정치적 목적을 얻으려는 보수파가 있는데 나는 세련된 오바마 대통령과 일을 해서 행복했다"고 말했다.

배성재기자 pass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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