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포토 다큐/ 도시농업은… 알록달록 천연색이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포토 다큐/ 도시농업은… 알록달록 천연색이다

입력
2011.06.20 13:32
0 0

가히 도시농업 열풍이다. 상자텃밭에서 주머니텃밭 옥상텃밭 골목텃밭까지 자투리땅을 활용하는 방법뿐만 아니라, 학교텃밭 동아리텃밭 자원봉사텃밭 등 도시농업의 목적과 주체도 다양해지고 있다. 올해 송파구 주말농장인 '솔이텃밭'은 인터넷을 통해 단 4초 만에 250 구좌가 모두 분양됐다.

내 손으로 직접 안전한 먹거리를 기르기 위해 시작했지만, 도시농업을 하는 사람들은 먹거리 이상 얻는 것이 많다고 입을 모은다. "밭에서 채소를 뜯어갈 때마다 자랑하고 싶어서 주위에 나눠주다 보니 자연스레 이웃과 더 친해지죠" 솔이텃밭에서 만난 최정임(63)씨는 새싹이 날 때부터 하루하루가 신기하고 기쁨을 느낀다며 자랑이 끝이 없다. 거동이 불편한 남편 윤민영(68)씨도 몸과 마음이 함께 건강해질 뿐만 아니라 가족끼리 이야기 거리가 더 많아져 일석이조 이상의 효과를 보고 있다고 환하게 웃었다.

서울 청룡초등학교에는 500평의 학교 자투리 땅에 온갖 농작물이 자라고 있다. 맨땅에는 학급단위로 텃밭을 만들고, 포장된 곳은 학생 개개인의 주머니텃밭으로 채웠다. 김희선 교사는 "애완동물 돌보듯 자신의 농작물을 키우다 보면 자연스레 환경문제와 생명존중 의식이 길러진다"며 따로 인성교육을 할 필요가 없을 정도라고 밝혔다.

텃밭농사를 원하는 어머니를 위해 서울 논현동의 옥상이 있는 집으로 이사한 심점순(58)씨는 식습관이 바뀌었다. 텃밭의 채소를 먹다 보니 사먹는 채소가 아무래도 맛이 없어 자연스레 외식을 줄이게 되었다. 금방 딴 채소가 가지고 있는 신선함과 고유의 향을 느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옥상텃밭에서 고기를 구워 먹을 때면 맞은편 아파트 주민들의 부러운 시선을 은근히 즐기기도 한다.

'이웃랄랄라'는 텃밭 농사를 매개로 모인 별난 인터넷 카페이다. 혼자서 식사를 해야 하는 미혼 직장인들을 위해 '몸에 좋은 먹거리로 영양보충도 하며 친구도 사귀자'는 취지로 개설한 카페이다. "볼품은 없지만 아삭하게 씹히는 맛과 향은 시장에서 사온 채소와 비할 바가 아니죠"회원들이 직접 가꾸는 합정동 옥상텃밭에선 월 1~2회 쌈 채소를 곁들인 삼겹살 파티와 비빔밥 미팅이 열린다.

송파구 거여공원 자투리땅에는 거여1동 직능단체 회원들이 주머니텃밭을 가꾸고 있다. 관내 취약계층 가정을 방문할 때마다 제철 채소를 조금씩이라도 나눌 수 있어 서로가 즐겁다. 일종의 자원봉사용 텃밭인 셈이다.

이렇듯 다양하게 도시농업이 확대되고 있지만 유관단체의 지원은 미흡한 실정이다. 3년 째 텃밭 보급사업을 펼치고 있는 서울그린트러스트의 백혜숙 사업단장은 도시농업이 한 때의 유행이 아니라 생활 속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지속적인 교육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서는 지금 제각각 사업을 벌이고 있는 지자체와 환경시민단체 사회적기업 등이 수요자를 중심에 놓고 유기적인 협력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래야 도시농업이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욕구를 넘어서 궁극적으로는 환경과 생태, 나눔이라는 공동체적 가치를 발휘하지 않을까요?"걸음마 단계인 도시농업의 앞길이 아직은 멀어 보인다.

최흥수기자 choisso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