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정부의 유혈진압을 피해 터키 국경을 넘는 난민들이 급증하며 터키가 대시리아 강경모드로 급선회하고 있다. 하지만 시리아 정부는 아랑곳하지 않고 탱크와 폭격기를 동원해 터키 국경에 인접한 지역에서 학살을 자행하고 있다.
AFP통신은 18일(현지시간) 시리아 정부군의 탱크 6대가 터키 국경으로부터 불과 20여㎞ 떨어진 브다마 마을에 진입했다고 보도했다. 목격자들은 "거대한 폭발음이 들렸다"고 전했으며, 현지 인권단체는 "정부군이 마을에 포탄을 쏘며 체포에 나서 주민들의 탈출이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브다마는 정부군이 6일 무장괴한의 공격으로 군경 120명이 숨졌다고 주장한 지스르 알 슈구르에서 수 ㎞ 북쪽에 위치한 곳. 정부군은 탱크에 헬기, 전투기까지 동원해 지스르 알 슈구르를 다시 장악한 데 이어 인근 마을인 마레트 알누만, 이들리브, 알부카말 등까지 포위ㆍ공격했다. 정부군은 "무장세력으로부터 주민을 보호하기 위한 작전"이라고 주장하지만 이 지역이 반정부 성향이 높은 데다, 탄압에 진저리를 느끼고 이탈하고 있는 군인들을 제압하기 위해 강공책을 이어가고 있다는 관측이 높다.
시리아 인권단체들은 바샤르 알 아사드 독재 정구너에 저항하며 3월부터 시작된 반정부 시위로 지금까지 1,400여명이 숨지고 1만명 이상이 체포됐다고 집계했다.
터키 쪽 국경마을인 하타이주 난민촌에는 1만명 이상의 시리아 난민이 텐트에서 머물고 있다. 앞서 미 할리우드 스타이자 유엔 난민기구 친선대사인 안젤리나 졸리가 17일 터키 하타이주 난민촌을 방문해 시리아인들을 위로했다.
평소 시리아와 형제국가라던 터키 정부는 유럽연합(EU) 회원국 가입을 앞두고 연일 시리아를 압박하는 발언을 내놓고 있다. 시리아가 개혁 작업에 착수하지 않을 경우 유엔의 대시리아 제재 결의안에 찬성표를 던질 것이라는 메시지를 이미 전달했다고 17일 현지 언론은 보도했다.
나아가 조만간 터키 특사가 다마스쿠스를 방문해 유혈진압을 주도하고 있는 마헤르 알 아사르 시리아 공화국 수비대장의 해임을 촉구하는 서한을 전달할 것이라고 AP통신이 터키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마헤르는 알 아사드 대통령의 동생으로 3개월 동안 무차별적으로 반정부 시위대를 강경 진압해 국민들 사이에선 공공의 적으로 불린다. 터키는 마헤르의 망명처를 제공하고 형사소송 면책을 보장할 것으로 전해졌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18일 "잔인한 진압으로 변화를 요구하는 국민들을 꺾을 수 없다"며 시리아 정부의 강경진압 중단을 촉구했다. EU는 시리아에 대한 경제 제재를 확대할 전망이다.
박관규기자 a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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