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실 경험에 이은 미국 불법이민과 고국에서의 노숙자 생활, 그리고 수 차례 자살 시도…'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19일자 주말 여행판에서 전한 조선의 마지막 황손 이석(70)씨 이야기다. WP 는 '왕자의 이야기(The Prince's Tale)'라는 제목의 2개 면 기사를 통해 이씨의 파란만장한 삶을 전하면서 한국의 궁궐, 음식, 관광지 등도 함께 소개했다.
이 신문은 이씨가 고종의 둘째 아들(의친왕)과 10명의 아내 사이에서 태어난 황손으로, 형제가 무려 20명이 넘는다고 설명했다. 1941년생인 이씨는 어린 시절을 서울의 사동궁에서 보내는 등 왕실 생활을 경험했다. 이어 대학 졸업 후 생활고로 호텔과 군부대 등에서 노래를 불렀으며, '비둘기집'이라는 노래로 큰 인기를 끌기도 했다.
베트남전에 참전하기도 했던 이씨는 이후 관광비자로 미국을 방문해 로스앤젤레스에서 수영장 청소, 경비 등의 일을 하다가 라스베이거스에서 한국계 미국 여성과 결혼했다. 89년 한국으로 돌아왔으나 갈 곳이 없어 9차례나 자살을 시도하기도 했다고 이씨는 WP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전북 전주시의 도움으로 거처를 구한 뒤 지금은 강의를 다니면서 생활하고 있다.
이씨는 인터뷰에서 "전주 생활도 좋지만 상징적인 군주제가 복원돼 궁궐에서 관광객들을 만나면서 살고 싶다"고 말했다.
정민승기자 msj@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