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들 좀 살려주세요."
아픈 아들을 위해 AB형의 백혈구 수혈을 부탁하는 한 어머니의 호소문이 광운대 성균관대 성신여대 캠퍼스에 각각 붙었다. 호소문 속 아들은 광운대 1학년 구자룡(23)씨다. 생후 8개월부터 선천성 면역결핍증을 앓아온 그는 지난해 22세의 나이로 10학번 대학생이 됐다. 몸무게가 40kg이 안될 정도로 약한 몸이지만 입ㆍ퇴원을 반복하면서도 플루트 동아리에 나가는 등 무리하게 학교에 다니다 결국 2학기 기말고사 시작전에 휴학했다. 지금은 서울대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했다.
구씨 어머니 양모(42)씨는 "건강한 웃음 흩날리며 캠퍼스를 걷는 어여쁜 그대들을 보니 퉁퉁 부은 채 병원에 누워있는 아들 생각에 눈물이 난다"며 학생들에게 백혈구 수혈을 부탁했다. 양씨는 "축구를 좋아해 초등학교 때는 직접 뛰기도 했는데 크면서 체격이 작아 아무도 끼워주지 않으니 나중에는 할 생각을 안 하더라. 대학가서 하고 싶은 게 많았을 텐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호소문을 접한 학생들은 일면식도 없는 그를 위해 백혈구 수혈에 나섰다. 광운대와 성균관대에서 5명이 수혈을 했고, 두 명이 더 할 예정이다. 성균관대 이현준(22)씨는 "100번 넘게 수혈을 받았다는 데 더 많은 사람이 도와줘서 기적이 일어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광운대 같은 학번 이찬혁(19)씨도 "2개월에 한 번씩 가서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김혜경기자 thank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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