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사설] 스포츠계도 곪고 썩은 것 말끔히 도려내야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사설] 스포츠계도 곪고 썩은 것 말끔히 도려내야

입력
2011.06.19 12:03
0 0

스포츠의 생명인 페어플레이 정신을 무너뜨리는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스포츠 토토 거액 배당금을 노린 프로축구 선수들의 승부조작에 이어 마라톤 선수들의 약물투여 의혹이 불거졌다. 경찰은 국가대표를 포함한 마라톤선수들이 피 속 헤모글로빈을 늘리는 조혈제를 사용한 혐의를 잡고 수사하고 있다. 선수들은 경기 중 몸의 산소공급을 촉진하기 위해 금지약물인 철분조혈제를 투여한 의혹을 받고 있다.

의혹의 당사자들과 대한육상경기연맹은 구체적 반증까지 제시하면서 혐의를 강력하게 부인했다.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도 모든 조혈제가 금지약물은 아니라고 밝혔다. 그러나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불과 두 달 앞둔 시점이어서 충격이 크다. 육상연맹의 주장대로 '악의적 거짓 제보'일 수도 있다. 특히 경찰이 구체적이고 과학적인 증거를 확보하기도 전에 의혹에 연루된 선수와 감독 이름까지 섣불리 거론한 것은 경솔하다. 의혹의 당사자들은 물론이고 한국 육상에 부당하게 치명적 상처를 줄 것이 우려된다.

그렇다고 의혹을 대충 덮거나 얼버무려서는 안 된다. 경찰과 육상연맹은 선수들이 그 동안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경기력을 높여왔는지 철저히 밝혀내야 한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축구의 승부조작이 그렇듯, 마라톤선수들의 조혈제 투여 역시 공공연한 비밀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마라톤 뽕'으로 불리는 이 약물은 도핑 테스트에도 걸리지 않아 고교 선수들까지 흔히 사용한다는 폭로도 나오고 있다. 이게 사실이라면 낙후한 육상종목 가운데 그래도 마라톤은 전통의 강국이라고 자부해온 것이 부끄럽다.

프로축구뿐 아니라 고교축구와 중학야구 등 학원스포츠에까지 승부조작이 만연한 현실은 개탄스럽다. 땀의 가치를 일깨우는 훈련 대신 교묘한 편법과 불법적 약물 투여로 기록을 높이는 것은 스포츠가 아니라 사기다. 돈의 유혹에 양심과 정당한 승부를 팔고, 수단 방법을 가리리 않고 결과에 집착해서는 안 된다. 진정한 스포츠 강국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도 곪고 썩은 치부를 말끔히 도려내야 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