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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장의 태환은 홍명보를 구했다

입력
2011.06.19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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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환(22ㆍ서울)이 ‘홍명보호’를 구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2012년 런던 올림픽 남자 축구 대표팀(22세 이하)은 1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요르단과의 아시아지역 2차 예선 1차전 홈 경기에서 고전 끝에 3-1 역전승을 거뒀다. 김태환은 동점골을 작렬하고 결승골로 이어진 페널티킥 기회를 유도해내는 활약으로 올림픽 대표팀의 숨통을 틔웠다.

‘홍명보호’는 한 수 아래의 요르단을 상대로 낙승을 거둘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희망 사항’일 뿐이었다. 허술한 조직력과 집중력 결여로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특히 전반전 경기는 기대에 한참 미치지 못한 졸전이었다. 공격은 날카롭지 못했고 뒷문 단속은 허술했다. 때 이른 무더위에 지친 듯 선수들의 발걸음은 무거웠고 패스 미스가 끊이지 않았다.

홍 감독은 지동원(20ㆍ전남)과 배천석(22ㆍ숭실대)을 최전방에 놓고 윤빛가람(21ㆍ경남)을 플레이메이커로 기용한 4-4-2 포메이션으로 경기에 나섰다. 그러나 전반 내내 답답한 흐름이 이어졌다. 공격과 수비 모두 빠르게 이뤄지지 못했다. 경기는 수비지향적인 전술로 임한 요르단의 페이스에 말려 드는 형국으로 진행됐다. 한국은 설상가상으로 전반 46분 수비진의 실책으로 선제골까지 허용하며 궁지에 몰렸다. 한국 측 수비진영에서 홍정호(22ㆍ제주)의 횡패스가 마흐무드 자타라에게 연결됐고 아크 정면으로 파고 든 자타라가 오른발 슛으로 마무리했다. 한국으로서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전개되고 있었다. 하프 타임을 알리는 휘슬이 울리는 순간 홍 감독은 벤치 깊숙이 몸을 파묻은 채 굳은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응시하고 있었다.

빠른 동점골 획득이 절실한 순간, 오른쪽 날개로 선발 출전한 김태환이 천금의 득점포를 터트렸다. 후반 10분 왼쪽 측면을 돌파한 윤석영(21ㆍ전남)이 올린 크로스가 문전에 있던 지동원 발에 맞고 흐른 것을 김태환이 골지역 오른쪽에서 오른발 슛, 요르단 골 네트를 갈랐다. 급한 불을 끈 한국은 조금씩 안정세를 찾아가며 역전에 대한 희망을 부풀렸고, 후반 31분 김태환의 센스 넘치는 플레이로 전세를 뒤집는데 성공했다. 미드필드에서 상대 문전으로 패스가 투입되는 순간 김태환은 골지역 왼쪽으로 파고 들었고 상대 골키퍼의 손에 걸려 넘어지는 순간 주심은 지체 없이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키커로 나선 윤빛가람이 침착하게 오른발 슛을 성공시켰고 위기를 넘긴 한국은 후반 41분 김동섭(22ㆍ광주)의 쐐기골까지 터져 2차전 원정 경기에 대한 부담을 한결 줄인 채 종료 휘슬을 맞았다.

올림픽 대표팀은 이날 밤 곧바로 요르단으로 출국, 23일 밤 12시 암만에서 2차전 원정 경기를 치른다. 한국은 2차전에서 한 골 차로 지기만 해도 3차 예선에 오를 수 있는 유리한 입장이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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