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高大 인접도로 '인촌로' 명칭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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高大 인접도로 '인촌로' 명칭 갈등

입력
2011.06.18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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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인접도로의 명칭을 두고 항일운동가 단체와 고려대가 갈등을 빚고 있다. 운암김성숙선생기념사업회 등 16개 항일운동가 단체들은 지난 11일 '일본에 충성한 김성수 인촌로 지정 취소하라'는 문구를 담은 현수막 24장을 고려대와 보문역 주변에 걸었다. 인촌로는 고려대 사거리~보문역 1.2㎞구간 명칭으로 고려대 이과대학 캠퍼스와 맞닿아 있다.

인촌로 명칭은 1991년 1월 서울시가 지정해 지금까지 아무 문제없이 사용돼온 지라 고려대는 이들 단체에 현수막 철거요청 공문을 보내는 등 크게 반발했다. 고려대 관계자는 "현수막 내용 중 '친일파 김성수가 고려대 설립자인지 밝히라'는 등 일부 문구는 학교 명예를 훼손할 소지가 있다"며 "철거하지 않으면 명예훼손 소송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고려대는 특히 인촌의 친일행위 여부에 대한 역사적 평가가 종결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는 인촌을 친일행위자로 규정했지만 인촌기념사업회측은 취소 요구 소송을 내 재판이 진행 중에 있다.

뒤늦은 문제제기에 대해 운암김성숙선생기념사업회 민성진 회장은 "인촌길 문제가 불거지면서 인촌로의 존재를 뒤늦게 알게 됐다"며 "인촌의 친일행위가 분명한 만큼 행정안전부와 성북구에 명칭변경을 요구하는 민원을 제기해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앞서 이들 단체는 성북구가 지난해 6월 서울 안암동 개운사 진입로인 '개운사길'을 '인촌길'로 변경한 데 대해 "항일 불교운동의 거점이었던 개운사 진입로에 친일 인사의 호를 딴 이름은 용납할 수 없다"며 반발해 이달 초 개운사길로 명칭 환원 방침을 얻어내기도 했다.

관할 구청인 성북구는 20일 일단 현수막 24장 모두를 걷어냈다. 성북구 관계자는 "인촌로 명칭의 고수 여부는 학계 및 시민들의 의견 수렴 작업을 거친 뒤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윤주 기자 k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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