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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읽어보세요 - 파격할인 뒤엔 인력 착취와 환경 훼손이… 外

입력
2011.06.17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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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격할인 뒤엔 인력 착취와 환경 훼손이…

가격 파괴의 저주/ 고든 레어드 지음

2008년 뉴욕의 한 월마트 매장에서 문을 열자마자 몰려든 인파에 한 명이 깔려 숨지는 참사가 벌어졌다. 파격 할인을 내건 미 최대 쇼핑시즌 '블랙 프라이데이' 아침이었다. 곧 폐점 안내방송이 나갔지만 쇼핑객 대다수는 새벽부터 줄을 섰다고 항의하며 쇼핑을 계속했다. 싼 물건을 갈구하는 광적인 욕망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우리는 더 싼 제품을 제공하는 대형 할인마트, 1,000원숍, 최저가 인터넷 쇼핑몰에 열광한다. 그러나 혁신에도 한계가 있다. 쓰레기로 채워진 인형, 납 범벅 장난감, 멜라민 분유는 가격을 터무니없이 낮추려다가 탄생한 기형아들 아닌가. 저가 상품 유통을 위해 중국이나 제3세계의 값싼 노동력을 착취하고 환경을 무분별하게 훼손하는 행위는 또 어떤가.

책은 값싼 제품 뒤에 숨겨진 글로벌 네트워크의 어두운 면을 폭로한다. 저자는 캐나다 저널리스트로 대형 할인점 임원부터 불법 이주 노동자까지 수많은 인터뷰를 통해 값싼 물건의 탄생 궤적을 좇고, 거기서 파생되는 재앙을 다각도로 분석했다. 박병수 옮김. 민음사ㆍ468쪽ㆍ2만2,000원.

채지은기자 cje@hk.co.kr

■ 히틀러에 가려진 나치즘의 본 모습

히틀러국가 / 마르틴 브로샤트 지음

히틀러는 비범한 인간인가.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키고 600만명의 유대인을 학살한 나치즘의 지도자이니 분명 히틀러는 인류 역사에서 특별한 존재다. 그러나 독일의 나치즘 연구가인 저자 마르틴 브로샤트는 히틀러가 결코 비범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자신의 전기에 담긴 모습마저 진부하기 짝이 없었다고 브로샤트는 단언한다.

그랬던 히틀러가 세계 정치무대에서 어떻게 그토록 갑작스럽게 부상할 수 있었을까. 저자는 당시 독일 대중들 사이에 팽배했던 위기의식 탓이었다고 분석한다. 그 위기의식을 말로 표현하고 행동으로 옮기면서 활활 타오르게 만든 촉매제 역할을 히틀러가 했다는 것이다. 히틀러는 비범한 지도자가 아니라 대중적 위기의식의 대표자에 불과했다.

책 제목은 결국 반어적 표현이다. 저자가 책에서 그리는 건 히틀러 없는 나치 국가다. 지금까지 발표된 대부분의 연구나 저서가 히틀러를 중심으로 나치즘을 바라본 것과 달리, 이 책은 히틀러에 가려져 있던 나치즘의 본 모습을 조망한다. 김학이 옮김. 문학과지성사ㆍ549쪽ㆍ2만5,000원.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 역대 中 황제 언행 묶은 황제 교육서

제감도설 /장거정 지음

어린 나이로 제위에 올라야 했던 명나라 신종은 두려워할 필요가 없었다. 황태자 때부터 큰 스승(太師) 노릇을 해 온 신하 장거정이 역대 황제들의 언행을 묶고 정리한 교재가 있었기 때문이다. 정교한 삽화를 곁들인 역대 황실과 조정의 흥미로운 이야기 117편은 왕궁을 벗어날 일이라곤 없었던 신종이 세상과 소통한 길이었다.

<제감도설> 은 제목 그대로 황제가 거울로 삼아야 할 내용을 추려 그림을 곁들여 풀어쓴 책. 요임금, 탕임금, 당 태종 등 한국인들에게도 낯설지 않은 중국 역대 황제들의 언행에서 황제가 마땅히 행해야 할 바를 자연스레 추론하도록 한 황제학 강의록이다. 본받을 만한 일 81가지, 경계해야 할 일 36가지가 장편(掌篇) 소설만큼이나 흥미진진하다.

한학자인 임동석 건국대 교수의 역주는 동양 고전 100여권을 번역해낸 경륜이 묻어난다. 원문을 제시하고 연관 서적 속의 해당 구절을 적시하는 것은 물론 유사점과 차이점을 알기 쉽게 비교해놓았다. 원서의 정교한 삽화와 관련 도판들이 이해를 돕는다. 고즈윈ㆍ824쪽ㆍ2만8,000원.

장병욱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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