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버먼의 자본론/리오 휴버먼 지음·김영배 옮김/어바웃어북 발행·424쪽·1만6,000원
"사람들이 계급을 믿지 않는다고 해서 그것이 존재하지 않게 되는 게 아니다. 그것은 원자를 '발견'한 과학자들더러 원자를 '발명'했다고 말하는 것처럼 터무니 없는 것이다. 원자의 존재에 대해 믿는 것을 중단한다고 해서 원자가 존재하지 않게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1951년에 출간된 <휴버먼의 자본론(huberman's capital_the truth about capitalism)> 이 국내에 번역돼 나왔다. 1949년 폴 스위지와 함께 저널 <먼슬리 리뷰> 를 창간한 리오 휴버먼(1903~1968)은 미국의 대표적인 진보 언론인이자 학자, 노동운동가였다. 자본주의 극복과 사회주의 실현을 위해 평생을 바친 이론가이자 실천가였던 그는 매카시 광풍이 한창이던 1952년 의회의 청문회에 소환돼 사상 검증을 받기도 했다. 먼슬리> 휴버먼의>
그는 자본주의의 정확한 개념을 이해하고 현실을 직시해야만 문제를 극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그는 이 책에서 소유, 분배, 노동, 독점, 이윤, 국가, 계급, 정의, 자유, 권력 등 키워드 중심으로 자본주의를 하나하나 해부해 나간다. 그는 마지막 장인 '인간_당신은 진정 사람답게 살고 있는가'에서 사회주의가 사람들의 일상을 어떻게 바꿔놓을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물론 휴버먼의 주장에 모두가 동의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은 그가 자본주의를 신랄하게 비판하지만 그 본질에 대한 탐구에는 게을렀던 당시 지식인들과는 분명 다른 태도를 갖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핵심을 직시하는 그의 태도는 양극화, 세계화 같은 말로 자본주의의 외피를 열심히 비판하지만 그것이 자본주의의 속성에서 기인한다고 말하기는 꺼려하는 오늘날의 학자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실제 사례를 풍부히 다루면서 간결하게 쓰인 것은 칼 마르크스의 <자본론> 과는 다른 <휴버먼의 자본론> 만의 특징이다. 휴버먼의> 자본론>
휴버먼은 저자후기에서 이렇게 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주의가 많은 사람들에게 '호감을 주지 못하는 하나의 단어'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은 깊이 생각해 볼만한 대목이다. 그게 선이든 악이든, 또는 싸워서 물리쳐야 할 것이든 쟁취해야 할 것이든 우선은 그 자체를 먼저 이해해야 한다. 그러한 이해를 돕는 게 이 책의 목적이다."
김청환기자 ch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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