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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세돌아, 네 빚 내가 갚아주마" 되살아난 돌부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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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세돌아, 네 빚 내가 갚아주마" 되살아난 돌부처

입력
2011.06.17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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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돌아, 네 빚은 내가 대신 갚았다."

이세돌은 비씨카드배 우승 이후 국내외 기전에서 연패의 늪에 빠져 크게 흔들리는 모습이다. 이에 반해 이창호는 연승행진을 계속하며 빠른 속도로 되살아나고 있다.

이창호는 13, 15일 열린 제 16회 LG배 본선 32강전과 16강전에서 중국의 구리와 일본의 이야마 유타를 연파하고 무난히 8강에 진출했다. 최근 랭킹 하락으로 LG배 16년 사상 처음으로 예선부터 출전, '백의종군'한 이창호는 이 대회서만 벌써 7연승째를 기록하면서 통산 다섯 번째 LG배 우승을 노린다.

바둑 내용도 좋았다. 구리와의 대결에서는 시종 상대를 압도해 거의 완벽에 가까운 승리를 거뒀고 '일본 바둑의 미래' 이야마 유타와의 대국에서도 일찌감치 승세를 굳혀 한국선수 가운데 가장 먼저 8강 고지에 올라섰다. 종반에 접어들어서도 전혀 흔들림 없이 침착하게 마무리, 전성기 때의 모습을 보는 듯 했다.

공교롭게도 구리와 이야마는 한 달 전 중국서 열린 한중일 최고수초청전에서 이세돌에게 패점을 안겨 줬던 인물들. 이세돌의 복수를 이창호가 대신 해 준 셈이다.

이창호는 올 초 국수전 도전기와 맥심커피배 결승전 등에서 많이 지는 바람에 전체적인 성적은 16승 8패(승률 67%)로 그리 좋지 않지만 LG배 예선이 시작된 4월부터 무서운 상승세를 보여 두 달 동안 12승1패를 기록했다. 5월초 중국리그서 거둔 6승1패까지 포함하면 18승 2패로 무려 90%의 높은 승률이다.

특히 이번 LG배 본선에서는 이세돌 구리 콩지에 등 최근 각종 세계 대회서 우승을 차지했던 강자들이 초반에 줄줄이 탈락했던 터다. 벌써부터 대회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그동안 LG배서 네 번 우승해 최다 우승자인 이창호가 우승 후보 0순위로 거론되고 있다.

한편 이세돌은 요즘 갑자기 부진의 늪에 빠졌다. 13일 열린 LG배 32강전에서 박영훈에게 져서 탈락했고 며칠 전에는 한국바둑리그 2라운드와 3라운드에서 최철한과 온소진에게 잇달아 고배를 마셨다. 그 바람에 소속팀 신안천일염도 2연패를 당했다.

또 천원전에서는 이영구에게 져서 예선 탈락했다. 국내 기전 예선에 자주 나가지 않는 이세돌로서는 작년말 GS칼텍스배 이후 두 대회 연속 예선 탈락이다. 5월 중순에 중국에서 열렸던 한중일 최고수초청전에서도 이야마 유타와 구리에게 잇달아 지는 바람에 3위에 그쳤다.

요즘은 바둑 내용에서도 연초 비씨카드배서 보여줬던 불같은 기세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5월과 6월에 3연패를 두 번이나 당하면서 최근 10경기 성적이 4승6패로 저조하다. 그래도 연초에 쌓아 놓은 승수가 많아 현재 24승 11패로 아직까지는 다승 부문에서 이영구 윤준상 조한승과 함께 공동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매우 불안한 모습이다.

최근 들어 빠르게 되살아나고 있는 이창호와 급격히 흔들리고 있는 이세돌이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일 지 궁금하다.

박영철객원기자 indra36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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