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만 알 자와히리는 오사마 빈 라덴 같은 카리스마가 부족한 인물이다”(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
테러조직 알 카에다의 새 지도자로 알 자와히리(59)가 지명되자 미국이 서둘러 심리전에 나섰다. 새 지도자를 평가절하해 빈 라덴 사살 이후 침체된 알 카에다의 분위기 고조를 방지하겠다는 것.
게이츠 국방장관은 16일(현지시간) “(알 카에다 지도자가) 지금과 같은 환경에서 누가 가고 싶어하는 자리인지 모르겠다”며 “새로운 알 카에다 지도자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도 정례브리핑에서 “알 자와히리 옹립은 놀라운 일도 아니며 근본적인 변화를 부르지도 못할 것”이라며 “이미 알 카에다 이념은 몰락했다”고 못박았다.
미 국방부는 알 자와히리 제거에 즉각 나설 방침임을 밝혔다. 마이크 멀린 미 합참의장은 이날 국방부 브리핑에서 “알 자와히리가 그 자리에 갔다는 것은 내 관점에서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며 “우리가 빈 라덴을 찾아서 성공적으로 사살한 것과 마찬가지로 그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 그의 정확한 소재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미 정보 당국은 알 자와히리가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접경지역에 은신해 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빈 라덴이 산악지대가 아닌 파키스탄 군사도시 아보타바드에 은신했던 사실이 드러나면서 알 자와히리의 은신처 역시 이 부근에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알 자와히리의 소재와 관련해선 그동안 소문만 무성했다. 2001년 말 아프간 칸다하르 지역에 머물다 미군의 폭격으로 부인과 자식들을 잃은 뒤 파키스탄 산악지역으로 피신했다는 소문이 나돌았었다. 이후 2006년 미군이 파키스탄 북부 와지리스탄 인근 반군 은신처를 공습, 80여명의 무장대원을 사살했을 때도 그는 목숨을 건졌다.
신정훈기자 h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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