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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경 수사권 충돌/ 검사들 격앙… 게시판에 '警성토' 글 수십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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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경 수사권 충돌/ 검사들 격앙… 게시판에 '警성토' 글 수십 건

입력
2011.06.17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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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수사 지휘를 하고 있는 일선 검찰청의 검사들로선 경찰에 대한 수사 지휘권의 폐지나 축소를 ‘재앙’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검ㆍ경 수사권 조정 문제를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17일 수도권 지역 검찰청의 한 평검사는 이렇게 말했다. 일단 향후 논의 전개를 차분하게 지켜보자는 게 검찰의 공식 입장이지만, 평검사들을 중심으로 격앙된 반응이 쏟아지고 있어 일촉즉발의 분위기도 감지된다.

전국 최대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의 수석검사 24명은 전날에 이어 이날 오전 10시에도 2차 회의를 열었다. 2시간 동안 이어진 회의의 공식적 결론은 ‘사태를 계속 예의주시하자’는 것이었다고 한다. 강경론보다는 신중론이 좀더 힘을 얻은 셈인데, 한 참석자는 “수사권 조정 문제가 아니라 평검사 회의 개최 여부를 주로 논의했는데도 여러 의견이 나와 회의가 길어졌다”고 전했다. 뚜렷한 대응 방안을 확정한 것은 아니지만, 서울중앙지검은 19일 평검사 회의를 개최하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검찰 내부 통신망은 경찰을 성토하는 ‘비분강개’의 목소리로 뜨거웠다. 지방검찰청의 한 검사는 자신이 담당했던 진정 사건을 소개하면서 “검찰의 판단도 받아보지 않은 채 석연치 않은 이유로 내사 종결하거나,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는 경우가 많다”며 “그런데도 경찰이 앞으로 검찰의 지휘를 안 받겠다고 주장하니 황당하다”고 주장했다.

평소에는 공지 성격의 글을 제외하곤 거의 글이 올라오지 않는 검사 게시판에 이날 하루에만 40여 건의 글이 올랐고, 각각의 글에는 댓글도 줄줄이 달렸다고 한다.

부산지검 고위 간부는 “수사권 문제는 한번 조정되면 수십 년을 가는 것인데, 여론 수렴도 없이 국회의원 5명이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는 문제인가”라며 사개특위를 향해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이어 그는 “다른 의원들의 공감도 얻지 못한 내용을 밀어붙이는 것은 형사사법체계를 손상시키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정우기자 woo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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