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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도진 낙하산 인사/ "공정사회 외치더니" 곤혹스러운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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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도진 낙하산 인사/ "공정사회 외치더니" 곤혹스러운 청와대

입력
2011.06.16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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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16일 장석효 전 서울시 행정2부시장이 한국도로공사 사장에 취임한 것에 대해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의 소리가 나오자 "그 자리에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고 강조하면서도 곤혹스러워 했다. 저축은행 사태와 관련 이명박 대통령 측근들의 비리 연루 의혹이 잇달아 제기되고 있는데다 후반기 국정운영 기조로 '공정사회'를 내세운 상황에서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은 부담이 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의 서울시장 재임 시절 부시장을 지낸 장 사장은 당시 최대 사업이었던 청계천 복원을 진두 지휘해 신임을 받았고, 4대강 사업을 기획하는 데도 깊숙이 관여한 측근 인사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장 사장이 서울시 도로국장, 건설안전관리본부장 등 관련 분야 경험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인사에 '측근 인사' '보은 인사'라는 꼬리표가 따라붙는다.

더욱이 청와대는 장 사장 임명이 올해 하반기에 있을 공공기관장 교체 인사의 사실상 시작이어서 여론의 반응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2008년 이 대통령 임기 초기 공공기관장을 대대적으로 바꾸면서 참여정부 때 임명돼 임기가 남은 기관장이 버티는 곳에서는 심각한 '인사 전쟁'을 치렀고 이 과정에서 여론의 비판을 받은 경험도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공기업 인사 방침은 각 기관의 성격과 특성에 따라 관료든 기업인이든 출신에 관계 없이 적합한 인물을 발굴해 인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기업인이나 공직자 출신을 대거 기용할 것이냐 아니냐는 식의 인사 방향은 없다"며 "자리에 맞는 능력과 식견을 갖췄느냐 여부가 핵심 기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청와대의 다른 고위관계자는 "공무원이 가면 낙하산이고 기업인이 가면 낙하산이 아닌 것이냐"며 "그 자리에 적합한지 아닌지를 따져야 하는 게 아니냐"고 불만스러워 했다. 그는 "조직을 변화시키려면 그 조직 내부의 인물로는 한계가 있다"며 "외부에서 사람이 가야 하는데 그런 경우 그 자리를 감당할 수 있는 능력과 지식을 가졌느냐가 판단 기준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이 공정사회를 강조하고 있는 상황에서 아무리 능력이 있더라도 주변 사람들을 주요 기관장에 앉히면 국민이 이해해 주겠느냐"며 "내부에서도 이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가령 어느 자리에 적합한 능력과 식견을 갖춘 기업인 출신 인물과 대통령 주변 인물이 있을 경우 가능하면 기업인 출신 인물을 발탁하는 게 좋겠다는 분위기는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미리 어떻게 하겠다는 방향을 정한 것은 아니지만 나중에 결과를 놓고 보면 '과거와는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올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국기자 d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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