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껏 실패하라."
이상한 회사다. 남들은 오직 '성공'만을 부르짖고 있는데, 오히려 '실패'를 권장하고 있으니 말이다. 심지어, 회사 통근 버스 내부까지 이 문구를 붙여 놓고, 사내 직원들에게 실패를 독려하고 있다.
"실패하지 않는 사람은 아무 것도 안 하는 사람이죠. 철저하게 망해 보지 않은 사람이 어떻게 성공의 단맛을 알 수 있겠습니까."
명료했다. 16일 성남 본사 사무실에서 만난 윤상규(40) 네오위즈게임즈 대표에게 초고속 성장세에 대한 비결을 묻자, 돌아온 답변은 의외로 간단했다. 1997년 설립된 네오위즈는 요즘 폭발적인 상승세와 함께 국내 게임 업계에 다크호스로 떠오른 업체.
네오위즈는 올 1분기에 매출 1,477억원에, 영업이익은 338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동기대비 각각 63%와 51%씩이나 급증한 수치다. 국내 매출 실적만 놓고 보면, 네오위즈는 1분기에 게임 업계의 맏형 격인 엔씨소프트와 한게임까지 추월했다. 특히 네오위즈는 게임 개발을 위주로 사업을 진행하는 다른 업체들과는 달리, 유통 및 배급(퍼블리싱)을 주력으로 괄목할 만한 실적(2010년 매출 4,267억원)을 거두고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 모델로도 평가 받고 있다. 이 업체는 창사 이래 현재까지 매년 사상 최대 매출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을 만큼 거침 없는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 교대역 근처의 한 허름한 건물 꼭대기 5층에서 8명이 눈물 젖은 빵과 라면으로 끼니를 해결했던 때가 생각납니다. 힘들었지만, 그 때가 그래도 가장 기억이 나네요."
그는 힘겨웠던 기억을 이렇게 더듬었다. 춥고 배고팠던 조그만 벤처 업체가 빛을 보는 데에는 14년이 걸린 셈이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배가 고픈 모양이었다. 퍼블리싱 업체에서 벗어나 어엿한 게임 개발사로 나가 글로벌 경쟁 업체와의 진검 승부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모든 준비는 끝났습니다. 개발사로서의 또 다른 실패를 위해 긴 여행을 떠나 봐야죠(웃음)."
네오위즈는 3년 전부터 준비해 온 다양한 장르의 자체 개발 게임 6~7종을 하반기부터 연속해서 국내외에 선보일 계획이다.
성남=허재경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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