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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홀 빠진 그리스… 글로벌 경제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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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홀 빠진 그리스… 글로벌 경제 휘청

입력
2011.06.16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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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부도(디폴트) 사태를 막기 위한 유럽연합(EU)의 추가 구제금융안 합의가 무산되면서 그리스에 정치ㆍ사회적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정부는 새 내각을 구성해 의회에 재신임을 묻기로 했다. 그리스 경제위기의 직격탄에 세계 증시가 흔들리고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의 미래도 휘청대고 있다.

내우외환 그리스

그리스 정정은 혼돈 그 자체다. 지난 18개월에 걸친 채무 위기로 사회당 내각은 붕괴 위기에 처했다.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는 15일(현지시간) TV연설에서 “국가가 중대한 국면에 처해 있다”며 “내일(16일) 새 내각을 구성해 의회의 신임투표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투표는 26일 진행될 전망이다.

파판드레우 총리의 발표는 이날 급박하게 진행된 야권과의 거국내각 구성 협상이 실패한 뒤 나왔다. 제1야당 신민주당 안토니스 사마라스 당수는 EU, 국제통화기금(IMF)과 협상을 마친 구제금융안과 정부의 긴축안을 재협상하자고 요구했었다. 하지만 집권 사회당은 이를 받아들이기 힘들었고, 결국 의회 재신임을 통해 돌파구를 찾기로 한 것이다.

그리스 정부는 6월말까지 의회에서 280억유로의 재정 감축안, 국유자산 민영화 등 긴축안을 통과시킨다는 계획이었다. EU 등의 2차 구제금융을 받기 위한 조건이기도 했다. 그러나 야당과 여당 내부의 반발로 법안 통과를 장담할 수 없는 분위기다.

15일 그리스 양대 노조인 공공노조연맹과 노동자총연맹이 올 들어 세 번째 총파업에 나서고, 2만여명의 시민들이 아테네 신타그마광장에서 폭력적인 시위를 벌이는 등 상황은 점점 악화하고 있다.

휘청대는 글로벌 경제

당장 미국과 유럽 등 세계 경제에 여파가 미쳤다. 다우존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나스닥 등 미국 3대 지수는 15일 각각 1.48%, 1.74%, 1.76% 떨어졌다. 국제유가 역시 7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이 전날보다 4.6% 떨어진 94.81달러로 마감하는 등 그리스발 유럽 채무위기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영국 프랑스 독일의 주요 주가지수도 모두 1% 이상 하락한 데 이어 16일에도 약세로 출발했다. 또 그리스 디폴트 우려에 따른 안전자산 확보 움직임 때문에 유로화는 급락하고 금값은 소폭 상승했다.

2차지원 합의 난항

14일 EU 재무장관회의는 2차 구제금융지원에 대한 합의를 끌어내지 못하고 끝났다. 그리스 채권을 갖고 있는 민간 금융기관도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는 독일과 이를 받아들이기 힘든 처지인 프랑스, 유럽중앙은행(ECB)의 이해가 계속 엇갈리면서 지원규모와 방식을 결정하지 못한 것. EU 재무장관들은 19일 회의를 재개하기로 했지만 구제금융에 대한 의견 차이를 좁힐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EU 정상회의가 오는 23, 24일 예정돼 있지만 구제금융 합의는 7월로 넘어갈 것이란 관측이 많다.

비관론이 확산되자 올리 렌 EU 경제·통화담당 집행위원은 16일 성명을 통해 “오는 19일 열릴 유로존 재무장관회의에서 내달 초로 예정된 구제금융 중 5차분(120억유로) 승인여부를 결정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19,20일 회의에서는 그리스에 대한 후속지원프로그램을 논의하고 민간부문 참여는 내달 11일 정례 유로존 재무장관회의에서 결정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이는 당장 필요한 자금을 우선 지원해주고 이견을 해소하는 데 시간적 여유를 갖는 2단계 접근법을 활용한다는 계산으로 풀이된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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