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이란 단어에서는 따뜻한 인연과 추억들이 연상된다. 팍팍한 도시생활에 지쳤다면 하루쯤 자연 속 마을로 눈길을 돌려보자. 멀지 않은 경기 화성시에는 삭막한 개발 광풍을 피해 저마다 독특한 정취를 이어가고 있는 이색 마을들이 있다.
▦갯벌과 인연 맺는 백미리 마을
서신면 백미리의 또 다른 이름은 ‘구리섬’, ‘밸미’다. 굴이 많이 난다 해서 굴섬으로 불리다 구리섬이 됐고, 뱀이 꼬리를 말고 있는 듯하다 해서 밸미라는 정겨운 이름도 붙었다.
백미리의 자랑은 단연 풍성한 갯벌. 썰물 때는 1,000명이 넘는 사람이 동시에 들어가도 될 만큼 널찍하다. 초보자도 쉽게 바구니를 채울 정도로 해산물이 풍부하다. 망둥어 낚시와 낙지잡이, 갯벌에 말뚝을 박고 그물을 걸어 고기를 잡는 건강망과 바닷길 1.5㎞를 달리는 갯벌마차 체험 등도 즐길 수 있다.
▦곤충과 친구하는 지화리 마을
송산면 지화리에는 여성 농업인이 운영하는 화성곤충농장이 있다. 곤충의 먹이와 습성 등 교과서로는 배울 수 없는 곤충에 대한 산 지식을 다양한 놀이와 체험을 통해 배우는 공간이다. 직접 애벌레를 채집하고, 살아있는 장수풍뎅이와 사슴벌레를 눈으로 비교할 수 있다. 도토리 솔방울 콩 조개껍질 등으로 곤충 모형이나 나만의 기념품을 직접 만드는 재미도 쏠쏠하다. 애벌레 배설물만으로 재배하는 애벌레텃밭의 상추와 고추를 맛보는 유기농 점심도 특별하다.
▦예술과 만나는 민들레 연극마을
우정읍 이화3리의 민들레 연극마을은 국내 최초의 연극을 주제로 한 농촌체험마을이다. 이곳의 민들레극단은 어린이와 가족을 위한 전통 연희극과 놀이극 공연 등을 개발했다. 매주 토요일에는 전문강사가 아이들과 함께 하는 연극을 무대에 올린다. 이달 18, 25일 오후 3시에 ‘나무꾼과 선녀’ 이야기에서 출발한 ‘사슴뿔’이란 제목의 공연이 펼쳐진다. 계절별 다양한 농촌체험 프로그램은 덤으로 주어진다. 여름에는 김매기, 옥수수와 포도 따기 등이 농촌의 추억을 선물한다.
▦엄나무의 추억이 깃든 가시리 마을
시2동 가시리 마을은 30년 넘게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있어 마을 주변에 공장이나 축사 등이 없는 청정 무공해 환경을 자랑한다. 마을회관 옆에는 수령 300년인 엄나무도 우직하게 서 있다. 전통 농사법을 고수해 농약과 비료를 쓰지 않는 전통농사, 2m 높이의 갈대밭에서의 미로 찾기, 선조들이 방 빗자루로 사용하던 갈대꽃 빗자루 만들기 등의 체험을 만끽할 수 있다.
김창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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