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 휴대폰에 현금 얹어 줍니다.'
휴대폰 보조금이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일부 판매점은 공짜 휴대폰에 수십 만원 현금까지 얹어주고 있다. 오히려 이동통신 가입을 하면서 돈을 받는 셈이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동통신업체들이 과다한 금액의 휴대폰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판매점들은 노트북, 상품권 등 70만 원 상당의 과다한 경품을 제공하며, 심지어 현금 40만 원을 얹어주기도 한다.
이 바람에 팬택의 미라크A, LG전자의 옵티머스원 등의 스마트폰이 공짜폰으로 풀렸다. 그렇다보니 심지어 휴대폰 판매점들 사이에는 '퇴근폰'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퇴근폰은 이통사에서 과도한 보조금을 얹어주는 휴대폰으로, 이를 판매하면 하루 실적을 빨리 올려서 일찍 퇴근할 수 있다는 뜻이다.
SK텔레콤은 이를 보다 못해 이날 오전 방송통신위원회에 이용자 차별 행위로 신고서를 제출했다. 신규 가입자라 하더라도 번호이동, 3세대 전환, 신규 개통 등 유형에 따라 보조금을 다르게 지급하는 것은 이용자를 차별하는 행위라고 본 것이다.
표면상 이유는 그렇지만 타사의 보조금이 SK텔레콤 가입자를 빼앗아가는 쪽에 집중돼 있다고 보고 있다. SK텔레콤은 최근 월 기본료 등 요금 인하 방안을 발표하면서 마케팅 여력이 없는 틈을 타서 경쟁업체들이 집중적으로 보조금을 지급한다는 것. SK텔레콤 관계자는 "경쟁업체들의 과도한 휴대폰 보조금 때문에 지난달부터 이달 14일까지 2만3,809명의 가입자가 번호 이동으로 빠져나갔다"며 "같은 기간 KT는 6,077명, LG유플러스는 1만7,732명이 번호이동을 통해 증가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KT와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이 발목잡기를 하고 있다며 반박했다. KT는 "SK텔레콤이 번호이동 가입자들에게만 추가로 6만~8만원의 보조금을 더 제공하는 차별 행위를 하고 있다"며 "방통위에 경쟁사들을 신고한 것은 지나친 행위"라고 반발했다. LG유플러스도 "SK텔레콤이 스마트폰을 제대 공급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시장 주도권을 빼앗길까봐 타사 영업을 방해하는 것"이라며 "SK텔레콤의 위법 행위를 채증해 방통위에 신고하겠다"고 맞섰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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