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차기 대선주자들이 반값 등록금 등 최근 여야가 앞다퉈 추진하는 복지 이슈를 '선거를 앞두고 벌이는 포퓰리즘 경연'이라며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는 15일 국회에서 열린 중진의원회의에서 "이완용을 매국노라고 하는데 무책임한 공약을 남발하는 정치인들은 '망국노'라는 말을 들을 것"이라며 "나라를 망치는 것은 한 순간"이라고 말했다.
정 전 대표는 "선심 공약은 초등학교 어린이들의 작문 수준이다. 가령 과자로 만든 집에서 살고 싶다는 것과 똑같다"며 "어린이 글짓기는 순수한 상상력이지만 정치인의 상상력은 탐욕에 눈이 멀어 나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 전 대표는 이어 "포퓰리즘이라는 것은 치졸한 발상이며 민주주의 약점"이라며 "내년 선거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기에 한나라당은 더욱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MBC라디오에 출연해 "요즘 어떤 정책을 내놓고 풀어가는 과정을 보면 1960~70년대 축구 게임 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며 "뻥 질러놓고 운 좋으면 골 들어가고 아니면 말고 식으로 진행된다"고 지적했다.
오 시장은 "선거를 앞두고 특정 이익에 목말라 하는 유권자들에게 여당이 잘못된 메시지를 보내고, 야당이 더 과도한 안을 내서 실현이 불투명하도록 보이는 현상이 여야간 '공수교대'를 해가며 벌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오 시장은 "반값 등록금만 하더라도 몇 년 전에 한나라당이 한다고 했을 때 당시 열린우리당은 불가능하다고 했는데 여야가 바뀌면서 입장도 바뀌었다"고 꼬집었다.
그는 최근 복지 이슈를 놓고 정치권이 벌이는 논쟁을 '선거를 앞두고 벌이는 포퓰리즘'이라고 규정하면서 "여당의 정책 방향도 역시 같은 성격"이라고 거듭 날을 세웠다.
한편 한나라당 정의화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당내 백가쟁명식 정책과 입법 과정을 보면 혼란스럽다"면서 "의원의 입법 자율성은 보장돼야 하지만 당내 공감대 형성을 위한 절차는 있어야 하며, 차기 당대표는 이런 절차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인호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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