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낮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7층. 아동복 직수입 브랜드와 일반 브랜드 매장들이 모인 이 곳은 평일 낮 시간대임에도 매장마다 적지 않은 고객들이 모여 물건을 고르고 있었다.
구찌와 버버리 등 직수입 매장은 브랜드별 가격차이가 있지만 반팔셔츠와 반바지 등 여름철 의류 경우 평균적으로 10~30만원 대였다. 웬만한 성인 기성복 브랜드보다 비싼 가격이지만 판매는 꾸준했다. 한 직수입매장 관계자는 "매출규모를 정확히 밝힐 순 없다"면서도 "20만원대 반팔티셔츠가 요즘 가장 잘 나가는 상품"이라고 말했다.
사회문제로까지 대두된 저출산 현상 속에 아이는 점차 줄어드는데 반해 아동 관련 시장은 계속 성장하고 있다. 대부분 가정의 아이가 1, 2명 인데다 맞벌이 등으로 부모의 경제력이 예전에 비해 나아지면서 '내 아이만은 최고로 키우고 싶다'는 생각이 소비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홈플러스가 올해 1월 명품 수입회사와 손잡고 국내 대형마트 최초로 서울 잠실점에 선보인 명품 키즈의류 전문편집매장 '오르루체 키즈'의 경우 매월 3,000만~4,000만원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당초 예상보다 2배 가량 높은 결과로 홈플러스는 점진적으로 매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또 취급 브랜드도 현재 10개에서 25개로 늘리기로 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명품 키즈의류에 대한 국내 수요에 비해 브랜드 수는 적고, 가격은 비싸 소비자들이 만족하지 못했던 게 사실"이라며 "백화점에 비해 저렴한 가격과 많은 브랜드를 한 번에 접할 수 있는 장점이 인기 비결"이라고 말했다.
명품 등 고급상품은 아니더라도 아동 관련 시장의 순항은 이어지고 있다. 15일 홈플러스에 따르면 젖병 등 수유용품의 올해(6월14일 기준)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6% 증가했다. 같은 기간의 매출을 비교해 본 결과 유아위생용품은 21.9%, 기저귀는 8.9% 상승하는 등 유아용품 전체 매출은 지난해보다 12.2% 신장했다. 같은 기간 유아복 매출도 13.3%나 늘었고, 유아용 두유와 유아용 음료 등의 매출도 15~30% 가량 훌쩍 뛰었다.
아동 관련 시장 규모확대에 맞춰 이른바 '골드키즈'를 잡기 위한 업계의 움직임도 자연스럽게 바빠지고 있다. 제일모직 빈폴키즈는 지난해 8월 1~3세 대상 '베이비라인'을 출시하고 유아복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캐주얼브랜드로 시작한 빈폴이 2003년 '빈폴키즈'를 런칭하며 아동복 시장에 처음 진출한 후 국내 프리미엄 아동복 시장을 선점해오다 시장 확대 가능성을 보고 유아복 시장까지 진출한 것. 임동환 빈폴키즈 팀장은 "이달 초 기준으로 지난해와 비교하면 빈폴키즈의 매출이 35% 가량 성장한 만큼 올해 매출은 6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프리미엄 라인 반응이 매우 좋은 만큼 전체적으로 고급화를 계속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홈플러스도 분기마다 유아의 성장단계나 선호 브랜드 등에 따라 할인쿠폰을 제공하고 평생교육스쿨의 육아 관련 강좌 등을 할인해주는 마케팅으로 아동용품 매출 늘리기에 힘쓰고 있다.
양수령 홈플러스 일상용품팀 바이어는 "부모는 물론 양가 조부모의 지출이 한 두 아이에게 몰리면서 아동 관련 소비 경향이 갈수록 고급화하고 있다"며 "저출산이라고 하지만 유아용품은 오히려 불황을 모른다"고 말했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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