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수 두산 감독 대행은 15일 잠실 넥센전에 앞서 "이제 한 경기 치렀을 뿐인데, 뭘…"이라며 14일의 '데뷔전' 승리에 의미를 두지 않았다. 김 대행은 "페르난도가 조금씩 좋아지고 있어 마음이 놓인다. 위기에 빠진 팀을 잘 추스르겠다"고 담담히 말했다.
그러나 선수들의 표정은 예상보다 밝았다. 왼손투수 이혜천은 "분위기가 좋다. 선수들 사이에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얘기를 나눈다"고 말했다. 베테랑 김선우도 "섭섭하지만 물러나신 김경문 감독님의 뜻을 모두가 잘 안다. 책임감을 갖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 떨어질 곳 없는 두산으로서는 김경문 감독의 자진 사퇴가 뼈아프지만 똘똘 뭉치는 계기가 됐다.
14안타로 13점을 뽑아내는 집중력을 발휘한 두산이 넥센을 13-4로 크게 이기고 6위로 뛰어 올랐다. 4위 LG와는 7경기차로 여전히 간격이 크지만 연승으로 재도약의 전기를 마련했다는 게 일단 고무적이다.
이날 경기의 히어로는 최준석이었다. 최준석은 6-1로 앞선 2회말 2사 1∙3루에서 넥센 세 번째 투수 이보근의 바깥쪽 직구를 밀어 쳐 왼쪽 담장을 훌쩍 넘기는 3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상대가 최근 빈타에 허덕이고 있는 넥센임을 고려하면 완벽한 'KO 펀치'였다. 올 시즌 8차례나 결승타를 쳐 '신 해결사'로 발돋움한 최준석은 결승타나 다름 없는 3점 홈런을 포함해 3타수 3안타 3타점을 올리며 김 대행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마운드에서는 이용찬이 5이닝 5피안타 3볼넷 6탈삼진 4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3승(3패)째를 따냈다. 데뷔 첫 넥센전 승리. 두산은 넥센전 6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경기 후 김 대행은 "선수들이 적극적인 플레이를 한 게 좋았다. 최준석을 칭찬해주고 싶다"며 미소 지었다. 최하위 넥센은 5연패를 당했다.
인천에서는 선두 SK가 롯데를 4-1로 누르고 4연승을 달렸다. SK 선발 글로버는 6이닝 1볼넷 8탈삼진 1실점 호투하며 시즌 6승(2패)째를 따냈다.
대구에서는 2위 삼성이 LG에 9-3 역전승을 거두고 시즌 두 번째 5연승을 달렸다. 선두 SK와는 그대로 1.5경기 차.
대전에서는 KIA가 한화를 6-5로 꺾고 전날 패배를 설욕했다. 한화 가르시아는 6회말 역전 만루 홈런을 때려내며 복귀 신고를 했지만 팀이 또 다시 역전을 허용한 탓에 웃을 수 없었다.
대구=최경호기자 squeeze@hk.co.kr
인천=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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