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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금 버거웠나… 대학 중퇴 20대 8만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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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금 버거웠나… 대학 중퇴 20대 8만명

입력
2011.06.15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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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소재 A대학 건축학부 3학년에 재학 중이던 정모(25)씨는 지난해 7월 학교에 자퇴서를 냈다. 군 복무를 마치고 복학한 지 1학기 만이다. 문제는 등록금. 집안 형편이 어려워 군입대 전에도 두 학기나 휴학하고 편의점 건설현장 노동 등 아르바이트를 하며 학비를 내왔는데, 입학 당시 보다 등록금도 100만원 가량 올라 부담이 가중된 것. 그는 "복학할 때도 입대 전 일해서 모아 놓은 돈으로 등록했다"며 "더 이상 등록금 벌려고 휴학하고, 공부할 시간은 없고, 졸업은 계속 늦춰지는 악순환을 감당할 자신이 없었다"고 말했다.

대학을 다니다 중도에 그만둔 학생수가 10년 사이 2배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정 씨 경우처럼 등록금 부담이 일차적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15일 본보가 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현재 4년제 대학을 중퇴한 학생수(20대 기준)는 총 8만3,220명. 10년 전 같은 조사(4만2,433명) 보다 무려 96.1%나 늘어났다. 전체 대학생 대비 중퇴자 비율도 3.0%에서 5.0%로 늘어났다.

학교를 그만둘 경우 학생들은 자퇴서류에 '개인사유'정도로만 기재하고 있어, 정확한 원인파악은 힘든 상황. 하지만 한국대학교육연구소 김재삼 연구원은 "적성에 맞지 않았거나 외국유학 등을 위해 그만둔 경우도 있겠지만 자퇴자 증가의 가장 큰 이유는 역시 등록금 부담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어차피 대학을 졸업해도 취업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금전적 부담을 떠안고 대학에 다니느니, 차라리 학업을 포기하고 일찍 취업전선으로 나가려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10년 사이 4년제 대학교 평균등록금은 사립대가 67.9%(449만원→754만원), 국립대는 99.1%(223만원→444만원)나 상승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학 자퇴는 취업문이 더욱 비좁은 지방대학일수록 심각한 상황. 박정원 상지대 경제학과 교수도 "군에서 제대한 남학생들 가운데 입대 전보다 등록금이 크게 오른 것을 보고 일단 휴학을 했다가 아예 그만두는 경우가 많다"고 최근 분위기를 전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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