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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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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

입력
2011.06.15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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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되지 않으면 변론하지 않는 악덕 변호사다. 거리의 불량배들이 수임료에 불만을 토로해도 “기름을 채워야 달리지”라며 눈 하나 까딱하지 않는다. 법원 직원들에게 뇌물성 선물을 안기는 것도 예사다. 카메라 기자를 가장한 불량배와 한통속이 돼 의뢰인에게 돈을 뜯기도 한다. 살인범이든, 거리의 여인이든 적절한 돈만 주면 고급승용차 링컨타운을 타고 달려가는 변호사 미키 할러(매튜 매커너히).

정의와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미키는 어느 날 늘 그랬듯이 경찰서 지인이 다리를 놓은 덕분에 부잣집 도련님 루이스(마이클 필립)의 강간미수폭행 사건 변론을 맡게 된다. 적당히 형기를 줄여 주면 되겠지 하며 사건에 접근하던 미키는 의외의 복병을 만난다. 루이스가 자신은 절대 결백하며 피해 여성이 돈을 노리고 무고한 자신을 고발했다는 것.

루이스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조사 폭을 넓혀 가던 미키는 자신이 악마의 덫에 걸렸음을 곧 깨닫게 된다. 루이스가 예전 자신이 맡았던 한 살인 사건의 실제 범인이고, 루이스가 일부러 자신을 변호사로 택했다는 일을 알게 된 것이다. 미키는 루이스의 죄는 알지만 해당 재판과 무관한 의뢰인의 사생활을 누설할 수 없다는 법적 조항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 급기야 살인죄까지 뒤집어쓰게 될지도 모를 위기에 처한다. 루이스 때문에 아무 죄 없는 한 남성을 영어의 몸으로 만든 것에 대한 죄책감과 자신의 가족에 대한 루이스의 살해 위협 속에서 미키는 실현 불가능해 보이는 목표를 설정한다. 루이스의 강간미수폭행을 무죄로 만들고, 법에 저촉되지 않으면서 루이스의 살인죄를 입증하려 한다.

검사와 변호사가 각자의 강고한 논리로 맞서는 치열한 법정 공방만으로도 재미가 넘친다. 과연 미키가 위기를 넘기고 루이스에 수갑을 채울 수 있을지를 놓고 이어지는 서스펜스도 무리 없다. 잘 짜인 이야기는 유명 범죄 소설가 마이클 코넬리의 동명 원작의 힘에 많이 의지했다.

매커너히는 느물거리면서도 변호사로서 최소한의 양심과 직업 윤리를 지키려는 미키 역할을 맞춤옷처럼 연기한다. 짓무른 눈두덩이로 통음을 하는 그의 모습만으로도 속물 변호사의 애환과 피로감이 현실감 있게 전해진다. 16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라제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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