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덫에 빠진 함바집' 수사 어디로…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덫에 빠진 함바집' 수사 어디로…

입력
2011.06.14 17:37
0 0

함바집 비리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예기치 못한 암초를 만났다. 이번 사건의 '몸통'으로 지목됐던 임상규(62) 순천대 총장이 13일 자살하면서 수사의 대상이 사라져 버린 것. 검찰은 "(수사는) 원칙대로 진행된다"고 말하고 있지만, 임 총장을 시작으로 또 한 번의 수사 확대를 기획했던 검찰로서는 내심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14일 함바집 브로커 유상봉(65ㆍ보석 중)씨의 추가 진술을 근거로 임 총장에 대해 내사를 벌여왔던 서울 동부지검에 따르면 유씨와 임 총장 간에 금품이 오간 상당 수준의 정황과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유씨로부터 "임씨 동생에게 변호사 선임 비용으로 1억원을 편취 당했으며 임씨에게도 잠실의 아파트 구입 비용으로 4억여원을 주는 등 수 차례에 걸쳐 거액의 돈을 건넸다"는 진술을 확보한 상태였다. 이를 근거로 한 계좌 추적과 관련자 소환 등을 통해 임 총장에 대한 내사가 막바지 단계에 이른 상태였다는 것이다.

검찰은 다만 금품에 대한 대가성 여부를 규명하는데 어려움을 겪으며 임 총장 소환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하지 못한 상태였다. 검찰 내부에서는 이미 임 총장 구속 수사 필요성이 대두됐고 구속 가능성에 대해서도 자신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검찰은 임 총장 자살 후 "피의자가 사망했으니 (내사는) 종결됐다고 본다"고 결론을 내렸다.

검찰은 임 총장에 대한 내사 결과 현직 국회의원 A씨도 수사 물망에 올려놓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유씨는 검찰에 진정서를 제출한 이후 추가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변호사 선임이나 검찰 쪽에 힘을 써 줄 수 있는 A씨에게 청탁을 했다"는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과 함바집 업계에서는 A씨가 2000년대 초 임 총장을 유씨에게 소개해 준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또 임 총장에 대한 내사와는 별도로 정장섭 전 중부발전 사장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씨가 진정서를 통해 "정 전 사장에게 2007년 경기 파주시 화력발전소 건설현장 등의 식당 운영권을 받는 대가로 1억원을 줬으며, 별도로 빌려준 돈도 1억원에 달한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검찰은 이에 따라 최근 정 전 사장의 비서와 중부발전의 발전소 시설 관계자 등을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하지만 정 전 사장에 대한 내사 역시 당분간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전망이다. 임 총장 자살에 따른 동정론에 대한 부담감에다, 유씨가 임 총장을 찾아가 돈을 달라고 협박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여론이 검찰에 등을 돌릴 가능성이 커 무리한 수사 확대는 피할 수밖에 없다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그러나 검찰 관계자는 "기존 수사에 변동은 없을 것이다. 원칙대로 진행된다"고 원칙론을 강조했다.

남상욱기자 thot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