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대선 당시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선거 중립 여부를 둘러싼 동교동계 내부 논란이 동교동계와 상도동계의 신경전으로 확대됐다.
이번 논란은 97년 대선 당시 고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대선후보 특보를 지낸 민주당 이강래 의원이 10일 출간한 책 에서 '97년 YS의 선거 중립이 정권교체를 가능하게 했다'고 언급하면서 불거졌다. 이 의원은 책에서 "97년 10월 신한국당의 DJ 비자금 폭로 이후 YS가 선거 중립을 지켰고, 당시 김태정 검찰총장의 '수사 유보' 발표로 큰 고비를 넘겼다"고 적었다.
이에 김대중평화센터 최경환 공보실장은 논평을 통해 "진실 왜곡이고 역사 왜곡"이라고 반발했다. 동교동계로선 DJ 비자금 사건은 당시 청와대와 여당이 합작한 선거용 흑색선전인데 YS가 중립을 지켰다는 것은 사실 왜곡이라는 입장이다.
동교동계의 다른 인사도 YS의 선거 중립 해석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설사 YS가 중립을 지켰다 하더라도 이는 레임덕 와중에 어쩔 수 없이 선택한 것일 뿐이라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YS측은 동교동계의 이런 반응에 대해 불쾌감을 드러냈다. YS측의 김기수 비서실장은 14일 "진실은 하나다"면서 동교동계 주장을 반박했다. 그는 "김 전 대통령은 대선 중립을 위해 '고건 중립 내각'을 세운 분"이라며 "김태정 검찰총장이 당시 일요일(10월19일)에 청와대에 들어와 지시를 받고 '하루만 말미를 달라'고 한 뒤 화요일(10월21일)에 '수사 유보'를 발표한 것은 다 아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의 차남인 김현철 여의도연구소 부소장도 "싸움에 끼어들 생각은 없지만 팩트는 분명하다"며 "아버님은 당시 선거를 코앞에 두고 DJ 비자금 수사를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하고 이를 검찰총장에게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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