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 집행인을 찾습니다."
억만장자 은행가부터 뱀 묘기꾼, 마오주의자 반군까지 온갖 직업의 12억 인구를 가진 인도 정부가 사형 집행인을 구하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탈은 히말라야 산맥에 위치한 아삼주 교도소에서 일어났다. 프라티바 파틸 대통령이 이 교도소에 수감 중인 사형수 마헨드라 나트 다스에 대한 감형 청원을 거부하면서 형을 집행해야 하는데, 교도관들이 모두 명령을 거부하고 나선 것. 인도에서는 2004년 이후 한 건의 사형 집행도 없었다. 경험이 있는 교도관들은 이미 모두 죽거나 은퇴했다.
1990년 이후 사형을 집행해본 적이 없는 아삼주 교도소는 인도를 뒤진 끝에 딱 한 명의 지원자를 찾아냈다. 자전거 행상을 하는 파완 쿠마르라는 청년으로 1989년 인디라 간디(1917~84)의 암살범에 대한 사형을 집행했던 교도관의 조카다.
하지만 월 75달러의 보수에 "가업을 잇겠다"며 자원한 이 청년이 실제로 사형을 집행하게 될지는 미지수다. 뉴욕타임스는 "인도의 사법제도는 관료주의와 시간 끌기로 유명하다"며 1997년에 형이 확정된 다스가 앞으로도 한참 더 시간을 벌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유상호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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