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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우리' 메가뱅크 포기/ 우리금융 매각, 네 가지 시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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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우리' 메가뱅크 포기/ 우리금융 매각, 네 가지 시나리오

입력
2011.06.14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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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지주와 산은금융지주를 묶어 ‘메가뱅크’를 만드는 방안이 폐기됨에 따라 앞으로 우리금융 매각이 어떻게 진행될지에 대해 다양한 시나리오가 등장하고 있다.

첫 번째 가능성은 KB금융지주의 우리금융 인수. 정부가 “금융지주사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산은지주가 참여하지 않더라도 금융지주회사법 시행령은 고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금력 등으로 볼 때 KB금융지주가 입찰에 참가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후보로 평가 받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KB금융은 우리금융 인수추진을 적극적으로 부인하고 있다. 어윤대 회장은 지난 10일 한국은행 61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해 “예전에도 못박았듯 아예 생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자사주를 대량 매각하기 위해 해외 투자자들과 접촉을 벌이고 있는 KB금융 입장에서, 우리금융 인수에 참가할 경우 주가가 더 떨어지고 자사주 매각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도 문제다. 더구나 다른 금융지주사의 참여 없이 KB금융이 혼자 입찰에 참가할 경우 유효 경쟁이 성립하지 않는다.

두 번째 시나리오는 지난해 시도됐던 우리금융의 자체 민영화 방안. 우리금융이 독자적으로 투자자들을 모아, 대주주 없는 민영화로 가는 방식이다. 지난달 산은금융지주의 우리금융 인수에 대해 사실상 국유화라며 강하게 반발했던 이팔성 회장은 아직까지도 독자 민영화에 기대를 걸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매각 진행상황을 봐야겠지만 독자 민영화를 선호하고 있는 것은 맞다”고 밝혔다.

만약 29일 예정된 입찰의향서(LOI) 접수결과, 신청자가 없거나 단독응찰로 유효경쟁에 실패해 입찰이 유찰되면 이 회장이 다시 다양한 자체 민영화 아이디어를 제시할 가능성이 있다. 일각에서는 예보가 전체 지분(57%) 중 우리금융과 맞은 경영이행약정(MOU) 해제 조건인 지분 30% 초과분만을 블록세일이나 국민주 방식으로 매각하는 방식도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대주주가 없는 민영화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원칙 위배논란이 불거질 수 밖에 없어, 책임시비를 원치 않는 공무원들이 이 방안을 택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세 번째 가능성은 하나금융지주의 참여다. 하나금융은 “지금으로선 외환은행 인수에 집중하는 것 말고는 다른 것엔 관심이 없다”는 입장. 하지만 금융당국의 승인 여부, 론스타와의 계약 연장 중단 등의 변수에 따라 혹시라도 하나금융이 외환은행 인수에 실패한다면 대신 우리금융 인수에 재도전할 가능성을 완전 배제할 수는 없다.

마지막 시나리오는 우리금융 매각이 장기 표류하는 것이다. 가장 적극적이고, 사실상 유일한 인수후보였던 산은금융지주가 중도 탈락한 상태에서 정상적인 매각추진은 힘든 상황. 한 금융계 고위관계자는 “우리금융민영화는 어떤 방식을 택해도 논란소지가 따를 수 밖에 없다”면서 “임기 말임을 감안하면 결국은 다음 정권으로 넘어갈 공산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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