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년 전인 1861년은 조선의 지리학자 김정호(1804~66 추정)가 '대동여지도'를 목판으로 간행한 해이다. 앞서 필사본으로 2종을 만들었지만 필사본으로는 보급에 한계가 있어 다시 목판으로 인쇄했다.
대동여지도 간행 150주년을 맞아 국립중앙도서관이 마련한 특별전 '김정호의 꿈, 대동여지도의 탄생'이 14일 개막했다. 김정호의 업적을 종합적으로 조명하는 전시다. '대동여지도' 외에 그가 만든 지도와 지리지, 그가 참고한 지도와 지리지, 그에 관한 연구서와 소설 등 59종 371점을 선보인다. 김정호의 친필 유일본인 18첩 '대동여지도'와 '동여편고' 1권, '여도비지' 15권을 비롯해 이 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는 자료들로 구성했다. 7월 8일까지 전시한다.
김정호는 '대동여지도'만 만든 게 아니다. 모두 연결하면 남북 7m 안팎인 대형 지도 8종, 1m 안팎의 낱장 지도 4종, 지리지 5종 60권 등 많은 작품을 남겼다. 그와 동시대 인물인 최한기가 쓴 글에 따르면 그는 "스무 살 무렵부터 지도와 지리지에 뜻을 두고 오래 동안 찾아 열람하며 여러 방법의 장ㆍ단점을 자세히 살폈다."'대동여지도'는 이처럼 오랜 노력과 연구를 집약한 것이다.
목판 '대동여지도'는 착착 접었다가 펼쳐 볼 수 있는 22권의 병풍식 첩이다. 전국을 남북 22개 층으로 끊어 제작한 부분도를 다 이으면 높이 6.7m의 초대형 지도다. 전시장인 국립중앙도서관 디지털도서관 로비에 실물 크기 모사본을 걸어 놓았다.
김정호의 또 다른 대작 '청구도'는 좀더 나은 지도를 만들기 위해 그가 얼마나 많은 고민을 하고 창조적 아이디어를 발휘했는지를 보여 준다. 나이 서른 무렵인 1834년 첫 번째 '청구도'를 간행한 데 이어 1840년대 말까지 세 차례 개정판을 냈다. 세 번째 '청구도'부터 수록된 '청구도범례'는 제작 방법과 한계를 밝히고 보완할 방법까지 구체적으로 제시해 훗날 더 나은 지도가 나오기를 바라는 염원을 담았다.
이번 전시를 준비한 국립중앙도서관 고서전문원 이기봉(44) 박사는 "청구도는 삼각측량이나 경위도 측정을 기초로 제작된 근대 지도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정확하다는 점만 제외하면 찾아보기 지도, 축척의 표시, 기호 범례의 사용, 주요 통계 정보의 수록 등 근ㆍ현대 지도의 모든 것을 담아낸 걸작"이라고 평가한다. 또 "지도의 제작, 이용, 교정, 모사 등을 상술한 '청구도범례'는 현대 지도책에도 나오지 않는 독창적 아이디어"라고 설명한다.
김정호는 지리지 편찬에도 매진했다. 조선 전기 지리지인'신증동국여지승람'을 검토해 틀린 부분을 바로잡고 정보를 추가한 '동여편고'2권을 시작으로 '동여도지' 20권, '여도비지' 20권, 미완성 유작인 '대동지지' 15권까지 5종 60권의 지리지를 남겼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도 대동여지도 관련 특별전이 열리고 있다. '대동여지도, 지도에 담은 동방의 큰 나라'라는 제목으로 지난달 시작했다. '대동여지도' 22첩 전체를 펼친 것과 '청구도' 진본 등 16건 55점을 7월 24일까지 전시한다. 김정호의 업적과 조선의 지도 변천사를 체계적으로 이해하는 데는 국립중앙도서관 전시가 더 효과적이다.
'대동여지도' 간행 150주년을 기념하는 전시회는 7월 거창박물관, 8월 성신여대 박물관, 9월 서울대 규장각으로 이어진다. 10월에는 서울대에서 '대동여지도에 길을 묻다'라는 주제로 종합 학술대회도 열린다.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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