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의 정보기술(IT) 기업으로 꼽히는 IBM이 16일 설립 100주년을 맞는다.
IBM은 세계 최초로 천공카드 시스템을 개발한 태블레이팅머신컴퍼니 등 3개 회사가 합쳐서 1911년에 CTR(컴퓨팅 태블레이팅 레코딩)이라는 이름으로 출범했다. 이후 초대 사장인 토마스 왓슨이 24년에 IBM(International Business Machine)으로 개명한 뒤 최초의 IT 기업답게 각종 최초 제품을 속속 개발했다.
IBM의 역사는 곧 컴퓨터 산업의 역사다. 1944년 15m 크기의 세계 최초 전자계산기 IBM603을 개발한 IBM은 이를 토대로 1951년에 최초의 상용 컴퓨터 701을 만들었다. 이후 냉장고 2대 크기의 세계 최초 하드디스크를 56년에 내놓았고, 60년대 중반 컴퓨터의 가장 중요한 주기억장치인 D램 반도체를 개발했다.
그러나 IBM을 가장 유명하게 만든 것은 바로 컴퓨터의 대명사가 된 ‘퍼스널컴퓨터’, 즉 PC다. 1981년에 IBM이 개발한 1,565달러의 IBM 5150은 세계 최초의 개인용 컴퓨터였으며, PC는 바로 이 제품의 상표명이었다. IBM은 PC의 확산을 위해 누구나 이 제품을 만들 수 있도록 복제를 허용했다. 그 바람에 전세계 전자업체들이 속속 PC를 흉내 낸 제품을 내놓았고, 결과적으로 개인용 컴퓨터 시대를 열게 됐다.
기초 과학과 응용 과학 모두에 골고루 관심을 가졌던 토마스 왓슨 덕분에 IBM은 컴퓨터뿐 아니라 온갖 발명품을 세상에 선보였다. 컴퓨터를 이용해 미국 전역의 하늘을 지키는 대공방어 시스템을 63년에 개발했으며, 요즘 신용카드에 많이 쓰이는 마그네틱선도 IBM이 69년에 CIA 직원들을 위한 신분증을 개발하던 도중 발명했다. 현재 대부분의 상품에 붙어 있는 바코드(73년)와 엑시머 레이저 수술(81년)도 IBM의 발명품이다.
재미있는 기업 문화의 혁신을 가져온 제도들도 있다. IBM은 세계 최초로 월급제를 도입한 직장이다. 토마스 왓슨 초대 사장은 1934년에 공장 직원들에게 시간이 아닌 근무일을 기준으로 임금을 주는 월급제를 도입했으며, 58년에 월급제를 관리직까지 확대했다.
덕분에 IBM은 170개국 지사에 42만여명의 직원을 거느린 거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매출은 999억 달러, 영업이익은 148억 달러에 이른다. 이 가운데 1967년 설립된 한국IBM은 직원이 2,000여 명에 이르며, 코오롱아이넷을 통해 서버와 저장장치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최근 IBM의 목표는 단순 IT기업에서 스마트 세상을 만드는 기업으로 바뀌었다. 그래서 클라우드 컴퓨팅, 인공지능으로 움직이는 도시를 설계하는 스마트 플래닛, 비즈니스 분석 등 서비스 영역으로 주요 사업이 변화하고 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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