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신임 구자범 예술감독 체제의 본격 발진을 천명한다. 이 오케스트라는 122회 정기 연주회의 테마를 로마로 잡고 다채로운 색감으로 로마의 풍광을 그려낸 작곡가 레스피기에 초점을 맞췄다.
이번 연주회에서 구 감독은 ‘로마의 축제’ ‘로마의 분수’ ‘로마의 소나무’ 등 로마 3부작’을 국내 최초로 한 무대에서 동시 연주키로 해 주목받고 있다. 국내 클래식 음악사상 처음으로 18세 이상 관람가, 국내 무대와의 인연이 박했던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등의 본격 연주 등 지난달 13일의 취임 연주회에서 보여 준 의욕적 행보는 1회용이 아니었다.
‘로마 3부작’은 레스피기가 사라진 로마의 영광과 정취에 대한 안타까운 심정을 다양한 작곡 기법으로 한 폭의 그림처럼 살려 낸 작품이다. 중세 그레고리안 선법에서 20세기 인상주의적 기법까지 동원된 이 작품은 대규모 편성 오케스트라의 해석력을 입증해 주기도 하는 시험대이기도 하다. 7대의 트럼펫, 2대의 하프, 8명의 타악 주자 등이 구사해 내는 풍성한 울림은 신선한 예술적 경험을 선사할 전망이다.
구 감독은 연세대 철학과 재학 중 독일로 건너가 만하임국립음대 대학원 지휘과를 졸업, 하노버국립오페라극장 수석상임지휘자 등을 역임했다. 귀국 후 광주시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로 활동하기도 한 그는 “오케스타라라는 악기를 연주하는 지휘자로서 나는 내 음악을 할 뿐”이라며 향후 이 오케스트라가 펼칠 개성적 활동을 강하게 암시했다
이번에 무대에 오르는 작품들은 대체로 국내 연주자들의 무대에서 비껴간 것들. 대편성인 데다 서양 음악사를 압축한 듯해 연주가 까다롭다는 이유만이 아니다. 구 감독은 “현실적으로 저작권료가 높고, 악보에서 요구하는 악기가 국내에 희소한 경우도 있다”며 “홍보 작업에도 과외의 노력이 요구된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24일 고양아람누리 아람음악당, 25일 경기도문화의전당 행복한대극장. 각각 오후 8시. (031)230_3320
장병욱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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