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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안데스 산맥의 한류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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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안데스 산맥의 한류 열풍

입력
2011.06.14 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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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세기부터 150여 년간 찬란한 잉카문명이 자리잡았던 남미 페루에 한류 열풍이 뜨겁다. 수도 리마와 주요 지방도시에는 대학생을 중심으로 한류 팬클럽이 늘어나고 있다. 리마의 20여 개 클럽을 비롯, 남부의 제2 도시 아레끼빠에 10여 개, 북쪽 트루히요와 안데스 산맥 너머 마추픽추가 위치한 동쪽의 꾸스꼬에도 각각 5~6개 팬클럽이 있다.

페루 TV는 우리 드라마를 매일 방영한다. 젊은이들은 우리 아이돌 그룹의 음반 판매일이나 생일을 기념하는 춤과 노래 경연대회를 여는가 하면, 한식당을 찾고 우리 말을 배우고 있다. 이런 관심은 아시아의 작은 나라 코레아가 어떻게 단기간에 경제발전을 이루어 원조를 받는 국가에서 원조를 주는 국가로 성장했는지 알고 싶어 한다. 왜 이들은 이렇듯 우리 문화에 심취하는 걸까.

페루인들은 우리와 비슷한 정서를 갖고 있다. 페루 국민의 50%가 넘는 원주민의 조상은 고대 베링 해협을 건너 안데스 산맥에 정착했다. 이곳 아이들의 몽고 반점을 보면 친밀감을 느낀다. 또한 이곳의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드라마와는 달리 가족의 소중함과 애틋한 연인관계를 보여주는 우리 드라마가 청소년들의 인성 함양에도 도움된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미소년, 미소녀 같은 외모의 우리 아이돌 그룹에서 나오는 파워풀하고 트랜디한 춤이 이곳 젊은이들에게 신선한 매력으로 비친다.

이렇듯 한국을 배우려는 관심이 크지만, 우리 정부의 지원이 거의 없어 한류 열풍이 일과성으로 끝나지 않을지 안타깝다. KOICA는 리마 트루히요 꾸스꼬 지역에 봉사단원을 파견해 한국어 교육을 하고 있지만 턱없이 부족하다.

한류 열풍을 지속시켜 우리의 국가 브랜드를 높인다면, 기업 진출을 용이하게 할 뿐 아니라 각종 협력사업의 효과를 높이는데 도움 될 것이다. 이러한 시너지 효과를 높일 수 있는 몇 가지 방안을 제안한다.

첫째, 한ㆍ페루 문화교류협력센터를 운영하는 것이다. 이들이 배우고 싶어하는 우리 말, 음식, 춤과 노래, 태권도를 월드 프렌즈 코리아(해외봉사단) 파견을 통해 보다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교육, 전파한다면 우리 문화를 제대로 알리는 동시에 원조사업의 효과와 국가 브랜드를 제고하는 방법이 될 것이다.

둘째, 우리나라의 경제발전을 배우고 문화를 체험하려는 젊은이들이 많으나 여건이 여의치 않은 실정임을 감안, 한류 열풍이 높은 개도국의 우수한 대학생이나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가칭 ‘차세대 지도자 과정’을 개설하는 방안이다. 이들을 약 2주간 한국에 초청하여 우리의 경제발전상을 알리고 우리 문화를 직접 체험하도록 한다면, 수많은 개도국에 우호적인 차세대 지도자들을 양성함은 물론 개도국과의 우호협력관계를 한층 발전시키는 길이 될 것이다.

셋째, 한류 팬클럽들이 개최하는 행사를 지원하거나 우리가 직접 이 같은

행사를 해마다 주최하는 방안이다. 이런 행사를 통해 우리 문화를 소개하고 경제발전상을 홍보함으로써 친한 분위기가 더욱 확산된다면 우리 기업 진출에도 직접적인 도움이 되리라 확신한다.

페루에서 불고 있는 한류 열풍과 연계한 양국 협력사업, 우리 정부의 관심과 지원, 우리 기업의 활발한 진출이 어우러진다면 양국간 실질적인 협력관계 증진은 물론 우리나라 인지도 제고 등 시너지 효과는 매우 클 것이다. 정부의 관심으로 이런 방안이 현실화하기를 기대해 본다.

장봉순 한국국제협력단(KOICA) 페루사무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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