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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수 통신사 두 女임원 "감성 소통이 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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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수 통신사 두 女임원 "감성 소통이 무기"

입력
2011.06.13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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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대 통신업계 여성임원들이 요즘 고객과의 감성 소통에 푹 빠져있다. 주인공은 SK텔레콤 박혜란(47)브랜드 전략실장과 KT 홈IMC본부 박혜정(48) 본부장. 통신요금인하 공방이 계속되면서 저렴하면서 마음을 전할 수 있는 소통비법을 고민하게 된 것이다. 이름ㆍ나이도 각각 한 끝 차다. 통신 업계에서 보기 드문 여성 임원이고, 한 가정의 아내이자 엄마라는 점도 유사하다.

KT 홈IMC본부 박혜정 본부장은 사람 냄새가 난다. 동그란 안경에 수려한 언변은 영락없이 커리어우먼이지만 대화를 시작하면 어느새'억척 임원'으로 다가온다.

요즘 그는'키봇 엄마'로 다시 태어났다. 키봇은 KT가 내놓은 어린이 교육용 로봇으로, 1,000여명의 1차 사용자 의견을 수렴해 약점을 보완하고 있다."주부들이 내놓은 키봇에 관한 의견 모니터링을 하다보면 매일 자정을 훌쩍 넘기더라고요."고객 의견에 하나하나 답변을 보내는 것도 그의 일과. 그는 키봇을 통해 KT가 스마트홈을 완성할 수 있다고 자부한다.

실패와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그도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적이 있다. 2007년 그는 삼고초려로 KT에 합류했지만 조직개편으로 전혀 생각지도 못한 자산경영실로 배치된 것이다. 졸지에 그는 지역 사무소 화장실을 리모델링하는 처지가 됐다. 이미 오리콤, 맥켄에릭슨 등의 굴지의 회사에서 자존심을 굽히는 법을 배운 터."처음에는 퇴사하라는 소리 같아서 위축되기도 했죠. 하지만 화장실을 싹 바꿔버리니까 응원하는 사람들이 생기더라고요."그는 서울 서초동 KT 빌딩인 올레캠퍼스 건물 디자인도 도맡았다.

배짱 두둑한 그도 딸에게만은 늘 미안하다."지금까지 단 한번도 아이가 아플 때 병원을 함께 가지 못했고, 매일 우는 애를 떼놓고 오는 것도 쉽지 않았죠."아직은 여성이 일에 전념하기는 쉽지 않다고 한다. 다만, 여성에 요구되는 다양한 역할 탓에 일에 몰입도가 떨어진다면 일과 가정 어느 것도 잘 할 수 없다고 충고한다.

'생각대로T' , '되고송', '비비디바비디부', '콸콸콸'

이런 광고 카피를 누가 만들었는지 안다면 SK텔레콤 박혜란 브랜드전략 실장에 대해서는 따로 설명이 필요가 없다. 하지만 박 실장의 첫인상은 차도녀(차가운 도시 여자)다. LG애드 등 광고업계에서 카피라이터,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20년 넘게 일한 그는 인터뷰 날에도 회의를 마치고 도도한 모습으로 나타났다.

요즘 그가 주목하는 것은 사회관계형서비스(SNS). SK텔레콤이 고객과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내놓은 트위터자키(TJ)가 박 실장의 아이디어다. 가수 휘성, 디자이너 김진 등 유명인이 트위터 운영자인 TJ가 돼 SK텔레콤 공식 트위터에(twitter.com/SKTworld)에서 고객과 SNS 대화를 한다. 순식간에 1,000개 글이 쌓일 정도로 반응이 뜨겁다."기본료 내리고 나서 아무래도 예산을 고려 할 수밖에 없죠. SNS는 비용 대비 소통 효과가 크기 때문에 브랜드 전략실 보물입니다."앞으로 그는 SNS를 통해 SK텔레콤 고객만이 누릴 수 있는 가치를 확대할 계획이다.

가정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일과 가정 모두에서 100점을 맞아야 한다는 것은 슈퍼우먼 콤플렉스죠. 사실 저는 외조도 많이 받았어요"라고 털어놨다. LG애드 시절에는 집안 일로 핑계대지 않기 위해 집을 회사 앞으로 옮기기도 했다. SK텔레콤의 유일한 여성 임원인 그는 "향후 SK텔레콤 내부에서 임원으로 성장할 재원이 많다"면서 "그들에게 슈퍼우먼 콤플렉스를 버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채희선기자 hschae@hk.co.kr

사진=원유헌기자 youhone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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