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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희의 베이스볼그래피] <11> 나믿류믿 류중일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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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희의 베이스볼그래피] <11> 나믿류믿 류중일 감독

입력
2011.06.13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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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믿가믿(나 믿어 가코 믿어)'. 한 때 야구팬들을 뜨겁게 달궜던 유행어죠. 지난 주말 목동에서 열린 삼성과 넥센의 경기에서 류중일 삼성 감독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늘 그렇듯 조금은 장난기가 엿보이는 웃음으로 반갑게 맞아주는 류 감독과 저는 경기 전 10여 분 정도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습니다.

류 감독은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수비코치 시절의 재미있는 일화를 말해주었습니다. 당시 2루수였던 김종국 선수가 수비를 하다 공을 놓치자 류 감독은 그에게 "뜨겁나"라고 물었다고 합니다. 어리둥절한 김종국 선수에게 류 감독은 다시 "공이 뜨겁냐고"라고 되물었습니다. 모든 선수들은 그제서야 류 감독의 유머를 이해했고 한바탕 그라운드는 웃음바다가 되었다고 합니다.

이게 끝이 아닙니다. 지난해 광저우 아시안게임 훈련에서도 류 감독은 조동찬 선수가 실책을 하자 "아이고, 너희 팀 수비코치가 누꼬"라고 농담을 건네 훈련에 지친 모든 대표선수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했답니다. 조동찬 선수가 속한 삼성의 수비코치가 바로 류 감독이었기 때문이죠. 그러면서도 그는 입담이 좋아 인터뷰 실력이 날로 일취월장한다는 이야기에는 손사래를 치며 본인의 인터뷰를 부끄러워서 못 보겠다고 웃으며 말합니다.

이날 경기의 승장이 된 그를 다시 만났습니다. 수비 실책과 주루플레이 미스로 어렵게 경기를 이겼다는 저의 질문에 류 감독은 "선수들이 재미있게 경기를 하려고 한다"며 미소 지었습니다. 꾸짖음과 질책이 아닌 재치 있는 대답 속에서 선수들을 끔찍하게 아끼는 그의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제가 이어 류 감독도 '야통(야구대통령)'으로 불릴 날이 머지않은 것 같다고 이야기하자 류 감독은 싫지 않은 듯 특유의 호탕한 웃음으로 화답했습니다.

재치 있는 유머로 선수들의 마음을 녹여주기도 하고, 때로는 강한 카리스마로 선수들을 독려하는 류중일 감독. 그런 그의 리더십이 삼성의 이유 있는 상승세의 원동력인가 봅니다.

KBS N 아나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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