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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문 두산 감독 전격 사퇴/ 선동열 대타로 깜짝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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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문 두산 감독 전격 사퇴/ 선동열 대타로 깜짝 등장…

입력
2011.06.13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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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올림픽 9전 전승 금메달의 신화를 이끈 김경문(53) 감독도 어쩔 수 없었다. 우승 후보에서 하위권으로 추락한 팀 사정과 마무리 투수 임태훈이 연루된 파문까지…. 김 감독은 “너무 힘들었다”는 말을 남기고 쓸쓸히 옷을 벗었다.

2004년 두산에서 처음 감독직을 맡아 8년간 ‘장수’하던 김경문 감독이 돌연 감독직을 내려놓았다. 두산은 13일 보도자료를 내고 “김경문 감독이 올시즌 성적 부진을 이유로 사퇴 의사를 표명했으며 김광수 수석코치를 감독 대행으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경문 감독이 그동안 팀의 발전에 큰 기여를 한 공로를 인정, 향후 거취에 대해 김경문 감독 본인의 뜻을 존중해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두산에서 코치로 일하던 김 감독은 2003년 10월10일 두산의 제7대 감독으로 부임했다. 김 감독은 재임 기간 2006년(5위) 한 해를 제외하고는 매년 팀을 포스트시즌으로 이끌며 두산에 ‘영원한 강팀’ 이미지를 입혔다. 그 덕에 재계약에 두 차례 성공한 김 감독은 그러나 우승을 이루지 못한 게 늘 아쉬움으로 남았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대표팀 감독으로 금메달의 기쁨을 누렸지만 정작 국내에서는 우승 운이 유독 없었다.

3년 계약의 마지막 해인 올해는 시즌 전 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두산을 우승 후보로 꼽을 만큼 분위기가 좋았지만 실제 성적은 기대와 거리가 멀었다. 외국인 투수 문제가 발목을 잡았고 믿었던 이혜천과 이현승 등의 부진 등 특히 마운드가 잘 풀리지 않으면서 두산은 7위까지 떨어졌다. 여기에 앞서 사실이든 아니든, 두산의 임태훈과 염문을 뿌렸던 송지선 스포츠 아나운서가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감독으로서 감당하기 힘든 나날들이 계속됐다.

공교롭게도 두산은 송 아나운서가 숨지고(5월23일) 임태훈이 올시즌 2번째로 1군에서 말소(24일)된 이후 17경기에서 5승12패로 급격한 내리막길을 걸었다. 김 감독은 사퇴가 알려지기 하루 전인 지난 12일 잠실 SK전(0-6 패) 직후 “감독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해 묘한 여운을 남겼다.

김승영 두산 단장은 13일 “김경문 감독이 사퇴 의사를 처음 밝힌 건 5월 초였다. 구단 측에서 만류했지만 김 감독 본인이 너무 힘들다고 하더라. 또 본인이 물러나야 팀 분위기가 바뀔 수 있다고 말하는 등 사퇴 의사가 확고했다. 결국 어제(12일) 사퇴서를 받아들였다”고 했다. 5월 초는 송 아나운서의 미니홈피에 임태훈과의 스캔들 내용이 세세하게 게재돼 한창 논란이 일던 때였다.

김 감독은 사퇴서에서 “처음 구상한 대로 풀리지 않아 정말 힘이 들었다. 지금 이 시점에서 사퇴하는 것이 선수들이 서로 뭉치는 계기를 만들고 새로운 분위기에 빨리 적응해 올시즌 포기하지 않고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는 최선의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편 두산은 김 감독의 올시즌 잔여 연봉(3억5,000만원)을 보전해 줄 방침이다.

양준호기자 pir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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