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크 노비츠키(33ㆍ213㎝ㆍ댈러스 매버릭스)는 만신창이가 됐다. 1차전에서는 왼쪽 가운데 손가락 인대가 끊어졌고, 4차전에는 체온이 39도까지 오르는 등 극심한 감기몸살에 시달렸다.
마이매이 히트의 간판 르브론 제임스와 드웨인 웨이드는 지난 10일(한국시간) 파이널(7전4선승제) 5차전이 끝난 뒤 경기장을 빠져 나가면서 노비츠키를 조롱하는 듯한 행동을 했다. 제임스와 웨이드는 옷깃으로 입을 가린 채 연방 기침을 해대며 “나 아픈 것 같아?”라고 농담을 주고받았다.
제임스와 웨이드의 ‘장난’은 ‘독일병정’ 노비츠키의 승부욕을 불러일으킨 자극제가 됐다. 노비츠키는 13일 플로리다 마이애미의 아메리칸 에어라인 아레나에서 열린 2010~11 미국프로농구(NBA) 파이널 6차전에서 21점 11리바운드를 올리며 105-95 승리를 이끌었다.
2, 4, 5, 6차전 승리로 시리즈 전적 4승2패를 만든 댈러스는 1980년 팀 창단 후 처음으로 우승컵을 보듬었다. 댈러스는 2005~06시즌 파이널에서 마이매미에 2승4패로 져 준우승에 그쳤던 터라 기쁨은 두 배였다. 정규시즌에서 23점 7리바운드를 기록했던 노비츠키는 파이널에서도 27점 9.4리바운드를 수확하며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노비츠키는 2006~07시즌에는 댈러스 선수 최초이자 유럽 선수 최초로 정규시즌 MVP를 품은 데 이어 올해는 98~99시즌 데뷔 이후 처음으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노비츠키는 댈러스에서만 13시즌을 뛴 프랜차이즈 스타다.
파이널이 열리기 직전 스포츠전문 케이블채널 ESPN의 설문 결과 전문가 19명 가운데 14명이 마이애미의 우승을 예상했다. 마이애미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킹’ 르브론 제임스(203㎝)와 크리스 보시(211㎝)를 영입했다. 마이애미는 기존의 드웨인 웨이드를 더해 NBA 30개 구단 중 최고의 삼각편대를 구축했다. 하지만 ‘일당백’ 노비츠키는 최강 삼각편대를 넘어 정상에 우뚝 섰다.
6차전 승부도 노비츠키의 손에서 갈렸다. 3쿼터까지 81-72로 앞선 댈러스는 4쿼터 들어 꾸준히 리드를 유지하다 경기종료 3분39초 전 노비츠키의 3점포 등으로 99-89까지 달아났다. 마이애미는 3점포에 마지막 희망을 걸었으나 승부를 뒤집기엔 힘이 모자랐다.
경기가 끝난 뒤 “나는 여전히 (우승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고 운을 뗀 “노비츠키는 “우리는 정말 오랫동안 열심히 준비했고, 그 결과 믿을 수 없는 자리에 올랐다”며 감격을 이기지 못했다.
최경호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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