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용 게임기가 게임에서 벗어나고 있다. 단순 오락을 위한 게임 기능 대신 사회관계형서비스(SNS), 입체영상(3D)의 블루레이, 인터넷검색, 인터넷TV(IPTV) 등 다양한 기능이 추가되면서 가정의 정보기술 중심기기(허브) 자리를 노리고 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MS), 소니, 닌텐도 등 가정용 게임기 개발업체들이 가정용 게임기 역할의 일대 변화를 꾀하고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MS의 엑스박스360. MS는 이달 초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게임전시회 E3에서 엑스박스360의 음성 검색 기능을 발표했다. 즉, 이용자가 게임기에 연결된 헤드셋을 통해 원하는 단어를 말하면 관련 정보를 인터넷에서 찾아 보여준다. 이 기능이 강력한 점은 동영상을 검색할 때이다. 가정용 게임기가 TV에 연결되는 특성 때문에 음성 검색한 동영상을 대화면 TV로 바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MS는 자체 인터넷 검색서비스인 ‘빙’을 엑스박스360에 접목하고 ESPN, 넷플릭스, 유튜브 등 각종 동영상 업체들과 제휴를 맺었다. 또 MS가 엑스박스360을 통해 생방송을 제공중인 영국 스카이TV, 프랑스 카날플러스, 호주 폭스텔 등도 음성 명령만으로 시청할 수 있다. 돈 매트릭 MS의 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 부문 사장은 “엑스박스360의 새로운 기능을 통해 사람들이 엔터테인먼트 즐기는 방법을 변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업계에서는 MS가 세계 최대 인터넷전화 업체 스카이프를 인수하면서 인터넷전화(VoIP) 기능이 엑스박스360에 탑재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게 되면 게임기에 연결된 TV 화면을 통해 무료 화상전화가 가능할 전망이다.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SCE)의 가정용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PS)3는 입체(3D) 영상을 즐기는 블루레이 재생기로 각광을 받고 있다. 가정용 게임기 가운데 차세대 영상매체인 블루레이를 지원하는 제품은 PS3가 유일하다. SCE는 최근 인터넷을 통해 기능을 갱신하면서 3D 재생 기능을 추가로 3D TV를 갖고 있다면 3D로 제작된 블루레이 영화를 볼 수 있다.
SCE 역시 게임기에 음성 기능을 추가했다. SCE는 E3에서 차세대 휴대용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 비타’를 공개하며 인터넷 검색이나 게임 진행을 음성으로 할 수 있는 기능을 발표했다. 빠르면 올해 말 출시 예정인 비타는 고정형 무선인터넷(와이파이)과 3세대 이동통신을 통해 음성 인식 및 채팅 기능을 지원할 예정이다.
단순 게임만 하는 것 외에 게임과 TV 시청을 동시에 즐길 수 있을까. 닌텐도가 해법을 제시했다. 닌텐도가 올해 E3에서 발표한 차세대 가정용 게임기 ‘위(wii) U’는 조종기에도 6.2인치 터치 화면이 달려 있다. TV로 게임을 하던 중 드라마나 스포츠 중계가 보고 싶다면 손가락을 터치 화면에 대고 잡아당기면 TV 화면 속 게임이 조종기 화면으로 이동된다. 이후 게임은 조종기에서 진행하면서 TV 시청을 할 수 있다. 닌텐도는 게임을 하는 동안 TV가 점령되면서 가족들의 불만을 사는 문제를 벗어나기 위해 이 같은 방식을 고안했다. 위 U는 내년에 나올 예정이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