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이 중동 하늘로 날아오를 기세다. 중동의 주요국가이자 페르시아만을 사이에 두고 마주한 아랍에미리트(UAE)와 이라크 대표단이 7월께 잇따라 방한해 T-50 도입 가능성을 타진할 예정이어서 결과가 주목된다.
12일 국방부에 따르면 UAE 공군부사령관이 이르면 다음달 한국을 찾는다. UAE는 T-50의 경쟁기종인 이탈리아의 M-346과의 협상이 최근 결렬됐지만 아직 공식적인 발표를 미루고 있는 상태다. 차기 우선협상대상 기종은 T-50이 유력하다.
이라크의 T-50 도입 실무협상단도 다음달 방한한다. 이라크는 2009년 1월 T-50에 관심을 나타냈다가 이후 실무차원에서 진척이 없었으나 올해 4월 총리가 방한하면서 T-50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높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라크는 T-50과 함께 영국의 호크, 체코의 L-159를 유력 후보명단에 올려놓고 저울질하고 있다.
UAE와 이라크 모두 고등훈련기 전력화 시기가 2012~2013년이다. 시간이 많이 남아 있지 않기 때문에 지난달 인도네시아 수출에 성공했던 T-50의 여세를 몰아붙일 수 있는 기회다. UAE는 50대, 이라크는 24대를 도입할 계획이다. 다른 유망 수출국가인 이스라엘은 2014년 이후, 폴란드는 2013년 이후로 전력화가 예정돼 있다.
특히 정부는 이라크의 예산 부족을 감안해 T-50 수출대금을 현금이 아닌 원유로 받는 파격적인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라크는 공군력 재건을 위해 미국에서 F-16을 도입할 방침인데, 이에 앞서 조종사 훈련이 절실한 상태다.
다만 중동의 정치적 상황이 변수다. 군 관계자는 "정부간 우호적 관계와는 별개로 민주화 운동의 파장이 중동지역에 여전히 계속되고 있어 이들 나라가 고등훈련기 도입에 적극적으로 나설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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