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최근 '광범위하고 정교한' 해킹 공격을 받아 IMF와 미 연방수사국(FBI)이 대대적인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데이비드 하울리 IMF 대변인은 11일(현지시간)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 전 총재가 성폭력 사건으로 사임하기 이전부터 수개월 동안 전산망이 해킹 공격을 받았으며, 매우 심각한 (전산) 파괴가 일어났다"고 시인했다고 미 언론들이 보도했다.
하울리 대변인은 유출된 정보의 종류와 규모, 해킹 공격의 발원지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채 "지금은 IMF의 기능이 완전 정상화됐다"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는 "IMF는 그리스 포르투갈 아일랜드 등 일부 유럽국가들에 대한 구제금융과 관련, 민감한 기밀 정보를 갖고 있다"며 이들 국가의 국채를 보유한 외국 정부나 민간단체가 정보를 입수하기 위해 해킹에 연루됐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최근 주요 경제정책 기관에 벌어지고 있는 해킹에는 중국이 연루돼 있는 것으로 일부 전문가들이 주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IMF는 187개 회원국에 대한 민감한 금융 정보를 갖고 있으며, 이 정보들이 무역과 금융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엄청나다.
평소 전산망을 통해 IMF와 정보를 교류하던 세계은행은 IMF에 대한 해킹이 발생하자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한동안 IMF와의 통신망을 차단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IMF는 최근 유럽국가들에 대해 구제금융과 관련, 수차례 해킹위협을 받아왔다. '어노니머스(익명ㆍAnonymous)'라는 해킹집단은 그리스 정부의 엄격한 구제금융 계획에 반대, IMF 전산망을 공격하겠다고 경고했다. 이 집단은 4월 소니 웹사이트에 침투했으며, 지난해에는 폭로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에 대한 서비스를 중단한 비자, 마스터카드, 페이팔 등의 기업에도 사이버 공격을 감행한 바 있다.
워싱턴=황유석특파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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