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개 국에서 1,200여명의 음악치료사가 참석해 최신 경향을 논의하는 이번 세계 최대 규모 행사는 한국 음악치료 분야에 도약의 계기가 될 것입니다."
다음 달 5~9일 세계음악치료연맹(WFMT) 주최로 숙명여대에서 아시아 최초로 열리는 '제13차 세계음악치료학술대회'의 조직위원장 최병철(54) 숙명여대 음악치료대학원 교수는 대회를 앞두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세계대회 개최로 한국의 음악치료 분야가 결실을 맺은 듯 보이지만 시작은 미미했다. 최 교수는 "음악치료학을 공부하겠다고 미국으로 유학을 떠난 1980년대 후반, 우리나라는 전문대학원 하나 없는 음악치료의 불모지였다"며 "대학원 설립 신고가 당시 교육부에서 두 번이나 불허되기도 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미국 현지에 한국 연구진을 초청해 수 차례 학예연수를 여는 등 선진 학문을 접할 기회를 만드는 데 매진했다. 귀국 후엔 이경숙 전 숙명여대 총장의 지원으로 숙대에 최초의 음악치료대학원을 만들어 졸업생 600여명을 길러냈다.
그의 노력 덕인지 국내에도 음악치료에 대한 인식 수준이 조금씩 높아지면서 최근에는 대학원 지원율이 8대 1에 달할 정도다. 그러나 그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했다. "특수교육이나 노인 치료 분야에서는 (음악치료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지만 인터넷도박 및 마약 중독자나 가정주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쪽은 아직 갈 길이 멀어요. 500여명 남짓인 국내 음악치료사 인력이 6~7배는 늘어나야 합니다."
WFMT 차기 회장 후보로 단독 출마해 당선이 유력한 최 교수는 "각 나라 고유한 민족사(史) 속의 악기와 선율을 음악치료에 적극 도입해 새로운 치료 모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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