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의 '황금시장'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총 수익이 20억파운드(3조5,258억원)를 넘어섰다.
글로벌 회계법인인 딜로이트가 12일(한국시간) 발표한 연간축구재정보고서에 따르면 2009~10 시즌 EPL의 수익은 사상 처음으로 20억파운드를 찍었다. 이는 2008~09 시즌의 EPL 전체 수익보다 8,300만파운드(약 1,463억원)가 증가한 수치다. TV 중계권료가 2008~09 시즌보다 1,128억원이 오른 게 전체 수익을 증가시키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20억파운드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은 방송 중계권과 마케팅, 입장 수익을 통해서 모인다. 딜로이트의 보고서에 따르면 2009~10 시즌 수익 점유율 중 방송 중계권료가 51%로 가장 많이 차지했다. 그 금액은 1조7,629억원에 달했다. 입장료 26%, 마케팅 수익 23%로 그 뒤를 이었다. 1991~92 시즌만 해도 전체 수익 중 방송 중계권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9%에 불과했지만 18년 여 만에 6배 가까이 훌쩍 뛴 셈이다.
하지만 선수 연봉이 차지하는 지출 비율이 높아지면서 EPL은 재정 적자 위기가 우려되고 있다. 2009~10 시즌의 선수 연봉 총액이 무려 2조6,620억에 달했다. 전체 수익의 68%에 해당하는 금액. EPL은 2004~05 시즌에만 해도 팀별 총 수익에서 선수 연봉이 차지하는 비율이 59%였지만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EPL은 선수 연봉 총액이 세계축구리그에서 가장 많았고, 이탈리아 1조8,510억원, 스페인 1조5,230억원, 독일 1조 3,980억원, 프랑스 1조 2,200억원 순이었다.
EPL 팀별로는 '부자구단' 맨체스터 시티가 수익 대비 선수 연봉 점유율이 107%로 가장 높았다. 위건이 90%로 그 뒤를 이었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46%로 20개 구단 중 가장 낮았다. 팀별 선수 연봉 점유율 평균은 68%.
이처럼 선수 연봉 점유율이 점차 높아지면서 각 구단이 재정 적자에 허덕일 수밖에 없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
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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